친구한테 맞으면 너도 가서 때려라?

[아가와 책 65] <부모가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마디 말>

등록 2007.01.22 11:59수정 2007.07.0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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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책 <부모가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마디 말>

책 <부모가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마디 말> ⓒ 꾸벅

다섯 살짜리 조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가끔 친구들이 자기를 막 밀쳤다고 집에 와서 얘기한다. 그럴 때 엄마는 어떤 대답을 해 주어야 할까? 연약한 손녀딸이 괜히 맞는 것 같아 속상한 할머니는 "너도 가서 세게 밀쳐야지!"라고 대뜸 가르쳐 주신다.

이런 상황은 비단 우리 집뿐만 아니라 많은 집에서 벌어지는 모습일 것이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당하는 것이 싫은 엄마들. 그렇다고 하여 '네가 한 대 맞으면 너도 가서 때려 주어라'라는 식의 말을 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이러한 대화는 아이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주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 <부모가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마디 말>은 이처럼 일상생활에서 쉽게 아이에게 던지는 말인데 좋지 못한 대화 방식의 예를 자세하게 전한다. 다른 아이에게 맞고 왔을 경우 '너도 가서 때려야지'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자신의 잇속만 차리는 것으로 부족해서 손해 보면 견딜 수 없는 사람으로 바뀔 수 있다.

이럴 때는 아이에게 폭력과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좋지 못하다는 사실을 알려 준다. 그리고 나서 그런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때리는 아이와는 가까이 지내지 않도록 조심시킨다든가 그 아이에게 심각한 목소리로 '나를 때리지 마'라고 직접 단호하게 이야기하도록 충고한다면 아이들은 보다 쉽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이에게 해선 안 될 질문들

어른들이 아이를 상대로 하는 흔한 대화 중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라는 물음이 있다. 부모는 대개 재미로 하는 말일지 모르지만 아이들은 그 말에 함부로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부모 외에도 이모, 고모 등 친척이 이런 농담을 즐겨 하는데 아이들은 이것을 농담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는 점점 어른의 비위를 맞추는 대답을 하게 된다. 예를 들자면 "엄마 아빠 모두 좋아. 이모 고모 할머니 다 좋아. 할아버지 빼고 다 좋아." 이런 식이다. 이 책에 의하면 이런 대화법은 아이답지 못한 사고를 유발하여 건전하지 않다고 한다.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에 대해서는 좋다고 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큰둥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이에게 인간을 대하는 평등한 태도를 없애고 어른의 비위를 맞추는 아첨쟁이로 키울 우려가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잘못된 대화의 예를 읽다 보면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들 중에 아이 정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많아 깜짝 놀라게 된다. 아이가 생각이 부족하고 아직 어리다고 느껴 어른들은 쉽게 아이를 판단하거나 본인의 가치관을 주입하기도 한다. 그 생각이 올바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도 왕왕 있기에 어른이 대화를 할 때 조심할 필요가 있다.

'선생님한테 예쁘게 보여야지'와 같이 흔한 말도 아이에게 잘못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 아이들은 선생님께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보이는 게 마치 미움 받는 것처럼 생각하여 심하게 순종적인 태도를 키우게 된다. 선생님을 존중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미움 받지 않는 아이가 되는 것'은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부모를 본보기로 하여 자라나는 아이들

요즘 아이들은 선물 공세에도 익숙하고 마트나 바깥나들이에 가서 부모가 이것저것 사주는 것이 많다. 이렇게 물질적인 풍요 속에 살다 보니 많은 아이들이 다른 친구가 갖고 있는 무언가를 갖고 싶어 할 때가 종종 있다. 그럴 때 엄마가 임시방편으로 "나중에 훨씬 좋은 걸루 사줄게"라고 흔히 말하게 되는데 이것 또한 좋지 못한 대화법이다. 이럴 때는 단호하게 "미안하지만 엄마는 사줄 수가 없어. 그 이유는…." 이렇게 얘기하면 좋다.

아이들 간에 서로 물질적인 비교를 많이 하다 보면 자연스레 아이는 허영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모는 아이의 허영심을 잘 이끌어 다른 사람과의 차이 앞에서 태연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아이가 내적인 미와 외적인 미를 정확히 인식하도록 도와주고 맹목적으로 외적인 허영을 부추기는 행동에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즉 아이가 다른 사람과 꾸미기 경쟁을 하지 않도록 잘 지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100점 맞으면 선물 사줄게, 노래하면 용돈 줄게, 뽀뽀하면 밖에 데리고 가 줄게'와 같은 말도 위험한 발언이다. 이런 말들은 자기가 하고 싶지 않은 행동인데도 보상을 위해 그 일을 하게끔 유도하여 그 행동의 즐거움을 모르게 된다. 본말이 전도된다고 할까? 공부하는 즐거움, 노래하는 즐거움, 뽀뽀하는 기쁨을 아이가 스스로 갖도록 돕고 싶다면 이런 말보다 '엄마는 네가 100점 받으면 기쁘겠어, OO이의 노래 한 번 들어 볼까? 엄마한테 뽀뽀해 줄래?' 와 같은 말로 아이에게 즐거움을 주어야 한다.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이 이 책에 나온 100가지 말고도 얼마나 많을까? 어른들이 흔히 하는 말을 잘 검토해 보면 그 하나하나가 아이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 아이들은 어른을 거울삼아 성장한다. 특히 가장 가까이 있는 부모를 본보기로 하여 자라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한 마디 말을 할 때도 신중해야 할 것이다.

부모가 아이에게 하지 말아야 할 100마디 말!

천후이신 지음, 이효자 감수,
꾸벅,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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