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를 매어 놓은 동굴이승철
패트라는 우선 인간 이전에 자연이 만들어 놓은 걸작이었다. 인간들의 손으로 그런 동굴들과 신전을 만들어 놓지 않았다고 해도 자연 그대로 만으로도 충분히 경이롭고, 아름답고, 멋진 풍경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자연의 경이로움에 인간이, 그것도 가능하리라고 생각지 않았던 고대에 그런 문화를 이루어 놓았으니 어찌 감탄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지금으로부터 2천여 년 전이면 그야말로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인데, 어떻게 사람의 손으로 저렇게 만들 수 있었을까?"
보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게 되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그 시절에 지금처럼 돌을 자를 수 있는 날카롭고 강한 강철이 있었을 리가 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신전이나 동굴을 보고 있노라면 아주 날카로운 좋은 칼로 두부를 자르거나 과일을 깎듯 자르고 다듬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협곡을 따라 만들어 놓은 수로며 동굴, 신전 등 어느 것 하나 놀랍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런데 말예요, 이 세계최고의 인류문화유산이 너무 홀대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세요?"
같이 걷던 일행이 툭 던진 질문이다. 그의 눈길은 신전이 있는 광장의 누더기 같은 기념품 가게를 바라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