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놀이공원, 암벽과 번지는 기본!

[중국발품취재 14] 개봉에서 정주로, 해질녘 인민공원의 놀이동산

등록 2007.05.30 18:43수정 2007.05.30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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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일 아침, 카이펑(开封) 치처잔(汽车站; 버스터미널)은 인산인해. 허난(河南) 성후이(省会)인 쩡저우(郑州)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다. 그래서 수시 출발이다. 8위엔(1위엔=약 120원)이니 정말 가까운 거리인 셈이다.

버스표를 사고 지엔퍄오(检票; 검표), 표 확인하고 버스 앞에 가니 이미 긴 줄이다. 가만 보니 사람들이 출발대기 중인 버스를 타고 있다. 서서 갈 작정이다. 그래 빨리 가자 싶어 배낭 두 개를 들고 버스에 타니 발 디딜 틈도 없다. 조금 밀고 들어가니 겨우 짐을 놓을 수 있었고 손잡이도 하나 챙겼다.


버스가 출발한다. 에어컨이 없다면 지옥이었지만 요즘 나오는 버스들은 다 성능이 우수하다. 그러지 않으면 싸움 난다. 하여간 버스가 출발한 지 20분 정도 지나 카이펑시를 벗어날 즈음 졸음이 쏟아진다. 앞에 메고 있는 작은 배낭이 앞에 앉은 아주머니에게 조금 닿았나 보다. 툭 치면서 사투리로 한마디 쏘는데 이거 참 알아들을 수가 있어야 나도 한마디 하지. 정말 예의는 없다. 50여명 앉은 사람 중에 가방이나 짐을 받아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어른이고 아이고 남녀구분 없이 아주 평등한 버스다. 그리고 서로 상관하지 않는 공간이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했다. 운전사 오른쪽 앞문 좁은 공간에서 휙휙 하면서 치고 받는 싸움이 벌어진 것이다. 달리는 차 안에서 격투기가 벌어진 것이다. 이거 캠코더 꺼내면 위험할까. 참았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몸도 제대로 못 가누는데.

한 30초 정도 그 좁은 틈의 난투극은 정말 별일이다. 그리고 아무도 말리거나 하지 않는다. 이윽고 운전사가 겨우 문을 열었다. 동시에 6명의 청년들이 밀려나간다. 보니까 3:3 격투기가 벌어졌던 것이다. 한 명은 코피가 나고 피투성이가 돼 앉아 있고 3명이 상대편 2명을 공격한다. 도망치고 쫓아가고 그렇게 몇 분 있으니 상황 종료다. 일방적으로 공격하던 3명이 다시 차에 탔다. 그리고 차가 다시 출발이다. 운전사와 나누는 대화를 겨우 조금 알아 들어보니 다른 지방에서 온 녀석들이 까불어서 혼내준 듯하다. 코너에 몰고 일방적으로 팼으니 불공평한 룰이다. 복잡한 버스에서니 가능했다.

운전사는 연신 그들과 싸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데 거의 혼자 떠든다. 그러면서 속도를 팍 줄였다. 시속 40km 정도로 서행하니 답답해 미칠 노릇이다. 쩡저우와 카이펑을 잇는 쩡카이따다오(郑开大道)는 10차선이다. 차도 별로 없다. 싸움 강연을 하느라 손님은 아랑곳없다. 그래 참자. 덥다.

쩡저우에 도착해 호텔을 찾았다. 기온을 알아보니 섭씨 35도 가까이 된다. 배낭을 메고 좀 좋은 호텔을 찾고 있다. 그동안의 피로도 좀 풀어야 했고 내일(5월 4일)은 소림사도 가야 하니까 말이다. 훠처잔(火车站; 기차역)까지 10분 정도를 걷고 두 군데 호텔을 전전긍긍한 끝에 겨우 쩡저우따판디엔(郑州大饭店)으로 숙소를 정했다. 268위엔인데 연휴 바가지도 없고 4성급 호텔로서는 아주 저렴하고 시설도 아주 좋았다. 당연히 인터넷도 되니 간만에 '나이스 초이스'다.


포근하고 안락한 곳이니 낮부터 졸음이 쏟아진다. 얼른 영상편집하고 취재기사를 쓰고 2시간 정도 잤다. 자고 일어나 또 인터넷으로 메일과 블로그 댓글에 답글 올리고 하다 보니 조금 지루해진다.

지도를 보니 가까운 곳에 런민꽁위엔(人民公园)이 있다. 우리에게는 시민공원 정도 되는 이런 공원은 전국 어디에 가나 있다. 연휴라 입장료도 없고 하니 이곳 쩡저우 사람들은 어떻게 사는지도 볼 겸 밖으로 나갔다. 걸어서 10분 정도 가니 공원이다. 뭐 별다른 것은 없는데 놀이공원에 사람들이 꽤 많다. 야생생태원도 있고 잔디밭에 조각상들도 눈에 띄긴 하다.


청룡기차
청룡기차최종명
암반오르기
암반오르기최종명
의외로 놀이공원이 커 그쪽으로 갔다. 우리나라 어린이대공원의 청룡열차 비슷한 것은 궈산처(过山车)다. 붕붕카는 펑펑처(碰碰车)라 한다. 번지점프는 비슷한 발음으로 뻥지(蹦极)라 부르고 암반오르기는 판옌(攀岩)이라 한다. 시내가 다 보이는 거대하고 높은 회전바퀴 차는 티엔취룬(天巨轮), 바이킹은 하이따오촨(海盗船)이라고 한다. 대체로 5위엔에서 10위엔이면 하나씩 탈 수 있고 번지점프만 50위엔이다.

번지점프
번지점프최종명
회전바퀴
회전바퀴최종명
또 공원에는 아이들이 붓과 물감으로 미술놀이를 하기도 하고 어느 도장에서 나왔는지 몰라도 우리나라 태권도 시범도 보인다. 아이들 발길질이 제법이다. '아자'하는 기합소리는 동영상을 봐야 들린다.

미술놀이하는 아이들
미술놀이하는 아이들최종명
태권도 시범 보이는 아이들
태권도 시범 보이는 아이들최종명
아이들이 엄마 아빠랑 손잡고 놀러 나와 공원에서 놀이기구 하나씩은 타야 직성이 풀릴 듯 보채는 아이들이 많다. 아이들은 놀이기구를 타고 어른들은 아래에서 사진을 찍어주고 젊은이들은 잔디밭이나 벤치에 앉아 사랑을 나눈다. 중국 인민공원의 아주 자연스런 모습이다.

바나나 3개(6위엔), 맥주에다 사이다를 섞은 듯한 맛이 나는 쩡저우 찐씽(金星) 맥주 한 병(2위엔)을 사 가지고 호텔로 돌아왔다. 다시 작업을 좀 하다가 내일 소림사 일일투어 영수증을 다시 확인했다. 일찍 일어나야 한다.

호텔벨보이가 가져온 소림사 여행안내문
호텔벨보이가 가져온 소림사 여행안내문최종명
쩡저우따빤디엔을 숙소로 정한 것은 순전히 벨보이 때문이다. 처음 문을 들어설 때부터 아주 친절하게 조용조용 그러나 또박또박 말을 했던 것이다. 그래서 소림사 일일투어를 알아봐 달라고 했더니 모든 처리를 다 해줬다. 만나는 시간과 장소, 가이드 연락처를 셔우쥐(收据), 즉 영수증에 잘 적어줬다. 자기 이름도 셔우콴런(收款人), 수취인에 적더니 내일 깨워 주겠다고까지 한다. 참 착한 친구다.

정주 시내 야경
정주 시내 야경최종명
붉은 조명이 방안을 비추니 영 잠이 오지 않는다. 내친김에 칭다오 라오산에서 샀던 생선포 안주에 맥주를 마시면서 TV를 1시간 정도 봤다. 창문을 열고 깜깜한 시내를 바라다보니 내일도 날씨가 무더울 듯하다. 체력을 위해 이제는 자자. 밤 11시.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youyue/10598425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http://blog.daum.net/youyue/10598425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주 #인민공원 #놀이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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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품취재를 통해 중국전문기자및 작가로 활동하며 중국 역사문화, 한류 및 중국대중문화 등 취재. 블로그 <13억과의 대화> 운영, 중국문화 입문서 『13억 인과의 대화』 (2014.7), 중국민중의 항쟁기록 『민,란』 (2015.11)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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