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 나날의 일상적인 체험
.. 지구의 보호막인 오존층에 무언가 변화가 있다는 뉴스 등을 접했을 때만이 아니라 나날의 일상적인 체험을 통해서도 문명사회의 동요를 충분히 감지할 수 있다 .. 《월드워치연구소-지구환경과 세계경제 (1)》(따님,1993) 12쪽
“무언가 변화(變化)가 있다”는 “무언가 달라졌다”나 “무언가 바뀌고 있다”로 풀어 줍니다. “뉴스 등(等)을 접(接)했을 때”는 “소식 들을 들었을 때”로 풀어내고요. “문명사회의 동요(動搖)를 충분(忠分)히 감지(感知)할 수 있다”는 “문명 사회가 흔들리고 있음을 넉넉히 느낄 수 있다”나 “문명 사회가 흔들리고 있음을 잘 알 수 있다”쯤으로 풀어 봅니다.
┌ 나날의 일상적인 체험을 통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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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날이 겪고 느끼는 여러 일에서도
│→ 날마다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도
│→ 하루하루 부대끼는 삶에서도
│→ 수수한 우리 삶에서도
└ …
우리는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습니다. 좋은 일도 맞이하고 궂은 일도 겪으면서 하루하루 살고 있어요. 이런 일도 겪고 저런 일도 부대끼면서 자기 꿈을 펼치는 한편 주눅들어 고달플 때도 있어요.
┌ 날마다 흔히 겪는 일
└ 날마다 으레 겪는 일
날마다 흔히 겪는 일을 가리키는 보기글이라 한다면, “날마다 어디서나”로 다듬어 주면 어떨까 싶군요. 날마다 으레 겪는 일을 가리키는 보기글이니, “언제 어디서나”로 다듬어 볼 수 있고요. 이렇게 되면, 통째로 손질해서, “ 지구를 지켜 주는 막인 오존층이 어딘가 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만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문명 사회가 흔들리고 있음을 속속들이 느낄 수 있다”쯤으로 다시 써 봅니다.
ㄴ.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국사편찬기관
.. 심지어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국사편찬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의 《한국사》에서도 이런 학설을 꽤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 《이희진-식민사학과 한국고대사》(소나무,2008) 125쪽
‘심지어(甚至於)’는 ‘더구나’나 ‘게다가’로 손보고, ‘비중(比重) 있게’는 ‘무게 있게’나 ‘크게’로 손봅니다. ‘학설(學說)’은 그대로 두어도 되나, ‘이야기’로 고쳐도 잘 어울립니다.
┌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국사편찬기관
│
│→ 대한민국에서 공식으로 국사를 편찬하는 기관
│→ 대한민국 역사를 엮어내는 공식 기관
│→ 대한민국에서 내세우는 국사편찬기관
└ …
저는 동네에서 도서관을 꾸리고 있습니다. 동네 도서관을 합니다. 도서관을 지키는 사람을 가리켜 으레 ‘(도서)관장’이라고 하는데, 이 이름은 저한테 걸맞지 않는다고 느껴서, ‘도서관 지킴이’쯤으로 이야기를 합니다. 도서관을 열어서 지키고 있으니 ‘지킴이’입니다. 따지고 보면 ‘관장’도 도서관을 지키는 사람을 가리키는 낱말이기는 할 텐데, 말에서 풍기는 냄새나 느낌은 너무 딱딱하고 메말라 있지 않나 싶습니다.
딱딱하고 메마른 느낌이라 해도, 써야 할 말은 써야 합니다. 한자말이건 영어이건, 써야 할 자리에는 써야 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들은 참으로 써야 하기에 쓰는 한자말인지 아닌지를, 또 쓸 까닭이 있는 영어인지 아닌지를 거의 헤아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남들이 쓰니까 따라 쓰기도 하고, 겉치레로 쓰기도 하며, 무언가 내세우고픈 마음에 쓰기도 합니다.
은행을 ‘bank’라고 적는다 하여 더 높아지거나 세계 여러 나라에서 알아보아 주지 않습니다. 학교에서 꾸리는 버스를 ‘학교버스’라고 하면 뭔가 낮아 보이고, ‘스쿨버스’라고 해야 뭔가 높아 보이는가요. ‘학교차’라 하면 더 꾸리하게 느껴질까요.
필름으로 찍어도 사진기이고 디지털로 찍어도 사진기입니다. ‘카메라’가 아닙니다. 우리들은 ‘글을 쓸’ 뿐이지, ‘문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책을 읽’지 ‘독서’를 하지 않습니다. ‘밥하기’를 ‘요리’라고 가리킨다 해서 더 높거나 나아지지 않습니다. 일자리를 찾는 사람은 ‘일자리 찾기’를 하지, ‘구직’을 하지 않으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아이 키우기’를 하지, ‘육아’를 하지 않습니다.
― 대한민국 공식 국사편찬기관
그래도 굳이 어떤 한자말을 써야겠다고 느낀다면 써야 합니다. ‘공식’도 쓰고 싶고 ‘편찬’도 쓰고 ‘기관’도 쓰고 싶으면 써야 합니다. 다만, “대한민국의 공식 국사편찬기관”이 아닌 “대한민국 공식 국사편찬기관”입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인터넷방이 있습니다.
[우리 말과 헌책방 이야기] http://hbooks.cyworld.com
[인천 골목길 사진 찍기] http://cafe.naver.com/ingol
2008.10.19 11:41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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