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 쩍쩍 붙는 맛이 먹을수록 구미를 당긴다. 자꾸만 당기는 그 맛에 젓가락 손놀림이 빨라진다.
조찬현
사립에는 흐드러지게 핀 노란 국화향이 그윽하다. 마당에는 금잔화, 빨간 맨드라미와 사루비아 꽃이 옹기종기 모여살고 있다. 처마아래에 널어놓은 무청 시래기도 분위기를 한몫 거들었다. 민박집에서 며칠을 묵어갔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지리산 칠불계곡의 산세와 어우러진 풍광이 그렇게 마음을 붙든 것이다.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이라고 했겠다. 숯불구이 도구를 준비하고 토치로 참숯에 불을 지폈다. 일단은 맛을 봐야하니까. 오후에 찾아와 바쁜 일정으로 머물 시간이 별로 없어서 바삐 서두른 것이다. 여수에서 출발, 오는 길에 구례의 지리산 흑돼지를 취급하는 마트 정육점에 들려 삼겹살을 미리 구입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