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장자연 보도 왜 물타기 하나?"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 조선일보앞 기자회견

등록 2009.04.01 11:36수정 2009.04.0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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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은 3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 왜곡 축소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순혜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은 3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 왜곡 축소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 임순혜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에는 소문으로만 떠돌던 '연예인 술자리 접대, 성상납 강요' 등 권력층의 추악한 성범죄와 비리가 담겨 있어 우리 사회를 경악케 했다. 특히, '언론계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언론계에도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은 3월 31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 왜곡 축소보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언론소비자주권캠페인'은 "일부 방송은 장씨의 유가족이 성매매특별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인물 중 1명이 '신문사 유력인사', '유력 일간지 대표'라고 보도하였다. 언론사의 영향력을 악용해 힘없는 신인 연기자에게 '술접대', '성상납'을 강요했다는 충격적인 의혹이 제기된 것"이라며 "만약 이런 내용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해당 언론사 대표는 언론계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라도 일벌백계해야 마땅하다"며 기자회견을 연 배경을 설명하였다.

 

김유진 민언련 사무처장은 "장자연 리스트의 본질이 아니라 문건 유출에만 초점을 맞추는 물타기식 보도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언소주 김성균 대표는 "일부 언론은 철저한 수사를 통한 진상규명은 제쳐두고 문건의 작성과 유출문제를 부각하며 사건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 '박연차 리스트'와 달리 '고 장자연 씨 문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는 흐지부지 되고 있다. 관련 인물을 소환하지 않고 있다"며 "모든 언론이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적극적인 보도를 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장자연의 죽음은 자살이 아닌 타살이다. 사회 저명인사들 이름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인물 리스트에 들어 있다. 그 가운데는 유력일간지의 사장이 있다. 그가 어느 신문사의 사장인지 우리는 다 알고 있다. 다만 공개적으로 얘기를 못하는 것뿐"이라며 "신문사들은 언론 권력을 이용해 물타기를 하며 사안을 감추기에 혈안이 돼 있는데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조선일보다. 조선일보는 장자연 리스트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 항간에 떠도는 말이 사실이 아니라면 정정당당하게 밝혀라. 언소주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이를 지켜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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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의 왜곡 축소보도를 규탄하는 '언론소비자주권켐페인'과 '미디어행동'등 시민단체들. ⓒ 임순혜

조선일보의 왜곡 축소보도를 규탄하는 '언론소비자주권켐페인'과 '미디어행동'등 시민단체들. ⓒ 임순혜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성명서에서 "계속되는 인격모독을 견딜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요된 성상납과 이로 인한 젊은 연예인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이 사회가 다루고 있는 방식은 우리 사회 권력층의 도덕관념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이 사건의 전모를 숨김없이 밝혀내서 이 사회의 도덕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것만이 죽은 이의 억울한 혼을 달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사들은 성착취와 윤리적 부패라는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일부 신문사들이 이 사건의 중대성을 축소하고 본질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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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사 앞에서 가진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 왜곡 축소보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언소주' 회원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임순혜

조선일보사 앞에서 가진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 왜곡 축소보도 규탄 기자회견'에서 '언소주' 회원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임순혜


 

다음은 '언론소비자주권켐페인'이 조선일보사 앞에서 가진 '고 장자연씨 사망사건, 왜곡 축소보도 규탄 기자회견'의 성명서 전문이다.

                                                       

                                                    <성명서>

 

계속되는 인격모독을 견딜 수 없었던 한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강요된 성상납과 이로 인한 젊은 연예인의 죽음, 그리고 그 죽음을 이 사회가 다루고 있는 방식은 우리 사회 권력층의 도덕관념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다.

 

재산이건 육신이건 정신이건, 타인에게 속한 것을 타인의 것으로 존중할 줄 모르고 내 의지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믿는 데서 권력의 부패는 시작된다. 장기간 동안 수많은 사회 유력 인사가 연루되어 있었다는 성상납 사건이, 그나마 순리적인 과정으로 해결되지 못하여 젊은 여성의 자살을 통해서야 비로소 대명천지에 모습을 드러냈다. 마음 아픈 일이지만, 그럴수록 이 사건의 전모를 숨김없이 밝혀내서 이 사회의 도덕 기강을 바로잡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그것만이 죽은 이의 억울한 혼을 달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사들은, 성 착취와 윤리적 부패라는 이 사건의 본질을 흐리고 숨기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목록에 오른 인사들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 사건을 이용하는 세력이 있다는 논리로 본질을 왜곡시키는가 하면, 이 사건과는 별개로 다루어야 할 또 다른 목록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원통한 죽음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돌리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언론이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힘 있는 자들을 보호하여 더 큰 전횡을 일삼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함인가, 사건의 본질을 밝혀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데 일조하기 위함인가? 또한,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사들이 이 사건의 중대성을 축소하고 본질을 은폐하려는 움직임에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언론사의 본분대로 언론소비자를 중심에 놓고 보도 방향을 결정한다면 이런 구태를 보이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몇몇 주류 언론사들은, 독자나 언론소비자가 아니라 썩고 곪은 몇몇 권력자들의 비위를 맞추는 데만 급급한 것은 아닌가?

 

특히 우리는 방송 보도를 통해 알게 된 사실로써, 성상납에 장기간 관여한 인물로 신문사 사주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권력 감시기관이어야 할 신문사의 사주가 이처럼 심각한 도덕적 타락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은, 여타 권력자의 부패, 비리 사실보다 더욱 중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사건의 본질을, 문건 작성과 유출 과정에 대한 의혹으로 초점을 흐리려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일부 신문사의 보도태도에 단호히 반대하며 강력히 항의한다. 아울러 조선일보는 권력층의 타락과 천부인권의 핍박이라는 이 사건의 본질에 주목하여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적극적 보도 자세를 보여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09년 3월 31일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 대표 김성균

2009.04.01 11:36 ⓒ 2009 OhmyNews
#장자연리스트 #조선일보 #언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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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미디어기독연대 대표,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동대책위원회 공동대표/운영위원장, 언론개혁시민연대 감사, 가짜뉴스체크센터 상임공동대표, 5.18영화제 집행위원장이며, NCCK언론위원장,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특별위원, 방송통신위원회 보편적시청권확대보장위원, 한신대 외래교수, 영상물등급위원회 영화심의위원을 지냈으며, 영화와 미디어 평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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