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이야기의 한 장면. 늘 엄마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에 긴장하는 아들은 엄마를 등에 싣고 다니기도 한다(왼쪽). 어느 날 꿈 속에서 본 신발(물고기 문양의 헝겊신발)을 산 엄마는 옛 연인과의 사랑을 못 잊어하며 죽음을 생각한다(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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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온갖 행동거지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지만 끔직하게 사랑하는 아들은 엄마가 늘 당나라 시인(崔颢)의 시 '黄鹤一去不复返,白云千载空悠悠(황학은 가더니 돌아오지 않고, 흰구름만 천년만년 지키고 있네)'를 읊조리는 것에 귀를 쫑긋한다. 노래를 부르는 듯한 시 가락이 들리지 않으면 아들은 긴장한다. 소리가 사라지면 또 사고가 나는 것이니 말이다.
엄마는 편지조각을 불 태우며 아빠 얼굴이 동그랗게 잘라진 사진을 보여주며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늘어놓는다. 엄마는 숲 속에 돌로 쌓은 아담한 집을 지어놓고 그 안에 각종 살림살이들을 가져다 놓았다. 금 가거나 깨진 거울, 찻잔, 주판, 항아리들이 수두룩하다.
어느 날 엄마의 상태가 지극히 정상으로 돌아온다. 생전 신을 신지 않던 발에 고이 간직하던 물고기 문양 신발을 신고는 환한 미소로 아들을 대한다. 아들은 뭔지 모를 불안감이 가득 했으나 사냥꾼 손님을 안내하기로 되어 있어서 나갈 수 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아들이 밖에서 돌아오는데 아이들이 소리친다. 강물에 무언가가 떠내려가고 있다. 엄마의 예쁜 신발, 뒤를 이어 엄마의 옷. 엄마는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 이야기 롄(恋) – 1976년 여름날의 중국 동부앞 이야기의 물결 따라 흘러가는 엄마 자취를 따라 흘러나오는 노래 '아름다운 솔로강(美丽的梭罗河)'은 중국 동부의 어느 캠퍼스에서 량선생(梁老师, 黄秋生)이 부르는 가락이다. 량선생과 탕선생(唐老师, 姜文)은 20년 전부터 알던 오랜 벗이자 동료 교수이고 린선생(林大夫, 陈冲)은 의무실에 근무하는 엽기적이며 섹시한 의사이다. 그녀는 량선생을 연모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혹하고 구애를 펼치지만 량선생은 별다른 관심이 없다.
어느 날 량선생은 야외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보러 갔다가 누군가의 엉덩이를 만진 치한으로 누명을 쓰고 도망친다. 사람들의 손전등에 쫓겨 달아나다가 건물 아래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잡히게 돼 조사를 받는다. 그런데 어두운 밤 영화를 보는 도중 엉덩이를 만졌다고 주장하는 여인이 5명이나 등장한다.
탕선생은 동료가 억울한 상황에 처하자 실상을 듣고자 하지만 량선생은 당시에 한 여인 뒤에 서서 영화를 보고 있었지만 엉덩이를 만지지 않았고 그 여인이 소리친 것도 아니라고 호소한다.
영화도 보러 가지 않았던 린선생은 그를 구명하기 위해 오히려 량선생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졌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 누워 있는 량선생을 찾아온다.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한 그녀에게 의심을 품지만 린선생은 누명을 풀기 위한 위장이며 그것은 사랑하는 마음 때문이었다고 자백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한다. 린선생이 마치 10대 소녀가 사랑을 고백하듯 순진무구하게 구애를 하자 량선생은 그 진심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