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군 101가지 이야기' 스쿠터 타고 출발!

[09-001] 지난해 100회 자전거 행군, 올해 스쿠터 타고 101개 이야기 풀어내

등록 2009.07.23 17:41수정 2009.07.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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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7월, 옛 낙안군 지역 자전거 답사 100회 행군때의 모습 필자는 지난 2008년 7월 12일부터 낙안군 폐군 100년을 기억하는 옛 낙안군 지역 자전거 답사 100회 행군을 했었다 ⓒ 서정일

▲ 지난 2008년 7월, 옛 낙안군 지역 자전거 답사 100회 행군때의 모습 필자는 지난 2008년 7월 12일부터 낙안군 폐군 100년을 기억하는 옛 낙안군 지역 자전거 답사 100회 행군을 했었다 ⓒ 서정일

필자는 지난해 낙안군(순천시 낙안면·외서면, 보성군 벌교읍 일대) 폐군 100년을 맞아 지역민들에게 폐군 역사의 아픔을 설명하고 지역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 보기 위해 '옛 낙안군 지역 자전거 답사 100회 행군'을 강행한 적이 있다. 그리고 2008년 10월 15일에는 지역민들과 함께 '제1회 낙안군 자전거 답사' 행사도 진행했다.

 

세월이 빠르다는 것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인 듯하다. 플래카드를 걸고 지역민들과 함께 자전거로 낙안읍성에서 벌교역을 돌아오는 행사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특별한 일이었고 행사였다.

 

제1회 자전거 답사 행사 자체도 기억에 남는 일이었지만 그 행사보다 3개월여 전에 자전거 한 대로 '옛 낙안군 지역을 돌아보겠다고 홀로 자전거 100회 답사행군'을 하던 100일간의 기억들이 더욱 또렷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실, 힘들고 고생스러웠던 그 해 여름이었다.

 

7, 8월의 뙤약볕 아래서 오로지 인간의 힘으로 페달을 굴려야만 달리는 자전거를 타고 "옛 낙안군 지역 구석구석을 빼먹지 말고 돌아보자"는 오기(?)를 부렸으니 탈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35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남모르게 탈진의 순간도 많이 경험했다.

 

올해도 그날은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다. 낙안군 폐군이 지난 1908년 10월 15일의 일이니 올해는 101년째가 되는 셈이다. 전남 동부 지역에 순천군, 보성군과 함께 유구한 역사와 문화를 자랑하던 낙안군이 일제에 의해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낙안군민들은 조상을 잃고 형제와 헤어져 남의 집 서자처럼 들어가 살게 된 그날이 또 돌아오고 있다.

 

혈연, 학연, 지연 등의 사회에서 풍지 박살난 옛 낙안군 주민들이 이미 공동체를 형성해 자리 잡고 있는 순천과 보성과 고흥에 들어가 비집고 생활하려 했으니 얼마나 고달팠겠는가? 말 한자리를 제대로 했을까? 중요 자리에 껴 들어갈 수가 있었을까? 그저 변방의 촌놈으로 놀림감의 대상으로만 취급당했을 것은 분명한 일이다.

 

그런데 그런 불합리가 100년 넘게 이어져왔다. 더구나 일제 36년을 지나 해방이 됐음에도  폐군을 교묘히 이용한 세력과 타 시·군에 붙어 개인 사리사욕을 채우려던 일부 계층으로 인해 봉합되지 못하고 고착화됐다는 것은 아픔을 넘어 비극적인 일이다.

 

필자는 폐군 101년째를 맞아 다시 옛 낙안군 지역을 돌아보면서 101개의 이야기를 쓰려한다. 작년에는 자전거로 돌아다녔기에 어찌 보면 구석구석을 전부 돌아보지 못한 측면이 있지만 올해는 스쿠터를 이용해 꼼꼼히 돌아볼 예정이다.

 

스쿠터는 필자가 낙안군을 돌아보고자 한다는 뜻을 알고 낙안읍성에 사는 한 독지가가 선뜻 자신이 타던 것을 내 놓았다. 비록 중고지만 작년 자전거 행군처럼 탈진으로 고생하는 일도 없을 것 같고 기동성이 있어 자전거보다는 훨씬 광범위하고 세심하게 돌아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스쿠터 타고 돌아 본 낙안군 101가지 이야기'는 서글픈 폐군의 역사를 더듬어 올라가는 다소 우울한 타임머신 여행이다. 하지만 이런 억울함과 슬픔이 있었다고 과거사에만 매달려 잘잘못을 따지고 시시비비를 가리며 논쟁을 벌이는 데 101개의 이야기 마당을 모두 허비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폐군이 아픔이었다면 미래는 희망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가 글을 쓰는데 가장 힘이 되면서도 한편 미안스러운 존재는 바로 옛 낙안군의 후손들이다. 중심지역의 주인으로 살아야 할 그들이 일제와 못난 조상으로 인해 인근 지역 변방의 촌놈으로 전락해 천대 받으면서 눈치 보며 살아야 하는 서글픈 운명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그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그들에게 바치고자 한다.

덧붙이는 글 | [09-002]예고: '낙안군'이라는 단어와 함께 양대 주인공인 '스쿠터'와의 만남 이야기.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2009.07.23 17:41 ⓒ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09-002]예고: '낙안군'이라는 단어와 함께 양대 주인공인 '스쿠터'와의 만남 이야기.

남도TV에도 실렸습니다.
#낙안군 #스쿠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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