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차별과 폭력의 고리를 끊기 위하여

[국제 NGO 이슈 16 여성]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 다음 세대를 지키는 일이다

등록 2009.12.29 15:54수정 2009.12.2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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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크타르 마이는 파키스탄 편자즈 지방에 사는 여인이다. 어느 날, 남동생 사쿠르가 자신이 속한 구자르 계급보다 높은 마스토이 계급 여성 살마에게 말을 걸었다는 이유로 고소를 당하게 되었다. 무크타르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용서를 빌러 갔다가 마스토이 계급 남자들에게 윤간을 당하고 만다. 소위 말하는 명예 범죄를 당한 것이다.

파키스탄 인권협회에 따르면 2001년에서 2004년 사이에만 2800명의 여성이 살해되었다고 한다. 이 나라 여성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통계이다. 이 밖에도 강간, 납치, 폭행들의 범죄는 비일비재하다.

무크타르 마이의 목숨을 건 투쟁

무크타르 마이는 전통에 연연하지 않고 법정 투쟁을 시작했다. 자신을 윤간한 남자들은 물론, 자신을 자살로 몰아가려고 한 세상에 맞서 싸웠다. 파키스탄에서 그녀의 행동은 환영받지 못했지만, 전 세계는 이 사건을 주시했으며, 연대감을 형성해 나갔다. 무크타르 마이의 이야기는 곧 전 세계에 보도되었다. 2005년 11월에는 미국 여성지 '글래머'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상'을 수상했다.

그녀는 보상금으로 받은 돈과 민간단체 도움으로 학교를 세워서 어린이들 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 무크타르 마이는 문맹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글자를 읽고 쓸 수 있는 능력이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위험에서 보호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이 되어 줄 것이라 여겼다. 자신이 세운 학교를 통해 아이들이 계급과 성별에 관한 편견없이 성장하기를 바란 것이다.

무크타르 마이의 사례는 배우지 못한 하층민 여성이라는 이유로 모욕을 당하게 된 현실을 고발한다. 또한 그러한 현실을 바탕으로 여성의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그것은 곧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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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문맹을 벗어나게 해 준다. 글을 쓰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은 위험에 처한 여성들에게 최소한의 힘이 되어 줄 것이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에이즈 확산에 담긴 성폭력과 성차별의 악순환


아프리카를 죽음의 대륙으로 바꿔놓은 에이즈 확산에도 여성 문제들은 숨겨져 있다. 전쟁이 일어나면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성폭력에 노출된다. 때로는 먹을 것을 얻기 위해, 가족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성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래서, 전쟁은 에이즈 확산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

에이즈에 감염이 된 여성은 성차별을 겪게 된다. 여성들은 에이즈에 감염되면 집 밖으로 쫓겨나는 경우가 많고, 지역사회로부터 배척받게 되며, 보건센터에서 진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된다. 재산도, 신용도 없는 여성들이 살아 남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없다. 에이즈가 창궐한 지역에서 감염 여성들은 살아 남기 위한 성매매를 하게 되고 이것이 질병을 더욱 유포시킨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15-24세 연령층 소녀들은 같은 나이 소년들보다 에이즈 감염률이 두 배에 달한다. 에이즈 예방법을 아는 소녀들은 극소수이다. 그녀들은 집안 일을 하느라 학교에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는 정보를 전혀 얻지 못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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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에 걸린 여성이 보건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있다. 에이즈는 성폭력, 성차별과 깊은 연관성을 지닌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여성폭력을 막기 위해서는 남성들 도움이 필요하다

여성과 여자 어린이에 대한 폭력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불평등 중에서도 가장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또한 심각하게 자행되는 불평등이다. 상황이 많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지만, 여전히 수백만 명 여자 어린이들이 교육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노동 착취에 시달린다. 또한 인신매매를 당하고, 에이즈 감염 위험에 노출되었으며, 성폭력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

평등하게 제공되는 교육은 여성이 겪는 많은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 여자 어린이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학교에 다니고, 마음껏 배울 수 있도록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자어린이들이 폭력이나 학대의 두려움 없이 자유롭게 놀이와 학습 활동을 배울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제공해 주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남성과 소년들도 여자어린이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고리를 끊는 노력에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고 성 평등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에 있어 남성과 소년들은 강력한 조력자가 될 수 있다. 여성과 여자어린이를 무시하는 사회규범에 대응하고, 성평등을 이루기 위해서는 모든 사회, 모든 계층의 참여가 필요하다.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무시하는 사회는 절대 긍정적인 발전을 이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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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Gs의 제 3항은 "남녀 평등의 실현 및 여성 권한 향상"이다. 이를 위해 여성의 교육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여성의 권익을 향상하는 것은 우리의 미래를 보호하는 길이다

어느 사회에서나 성에 대하여 공개로 이야기하는 것은 금기시된다. 하지만 청소년과의 성관계나 어린이 폭력을 사회적으로 묵인하는 태도와 인식에 대한 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실례로, 지부티에서 유니세프는 종교지도자, 촌장 등 전통사회 지도자들과 함께 여성할례의 위험을 알리고 금지시키는 캠페인을 TV와 라디오 광고를 통해 실시했다.

MDGs(새천년개발계획)의 제 3항은 "남녀 평등의 실현 및 여성 권한 향상"이다. 이를 위해 여성의 교육은 더욱 확대되어야 하며, 여성을 보호하고 여성의 능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법률과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성차별로 인한 폭력을 용인하는 각 지역의 규범들을 없애기 위해서 장기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여성과 소녀들을 잃어 버리는 것은 그들의 자녀들을 잃는 것과 연결된다. 그것은 지역사회 전체를 잃는 것이며, 우리의 미래를 잃게 되는 것이다.
#여성 #유니세프 #성차별 #성평등 #에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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