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를 연결하는 시내버스 한 대가 포구에 정차해 있었다. 작은 마을에 비해 버스의 규모가 너무 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 같아서는 배낭 내려놓고 막걸리나 한사발 들이키며 너스레를 떨면 좋을 것 같은 날씨였다. 섶섬을 동무하면서 말이다.
올망졸망 늘어 놓은 항아리와 바다돌, 해안가에서나 자라는 겨울야생화 정원에 피어있는 허름한 슬레이트 집이 내려다 보였다. 성냥갑 같은 높은 빌딩숲보다 내 생애 이런 집 하나 있으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내 생애 이런 별장 하나만 있으면 보목리에 주저 앉을 것 같다. 허름해서 더욱 아름다운 슬레이트 집 말이다. 보목리에 가면 허름한 슬레이트 집이 모두 별장이다. 바다를 안고 있는 특급호텔보다 더 아름다운 별장이다.
덧붙이는 글 | 제주올레 6코스는 쇠소깍에서 소금막-제지기오름-보목항구-구두미포구-서귀포보목하수처리장-서귀포 칼호텔-파라다이스호텔-소정방폭포-서귀포초등학교-이중섭화백거주지-솔동산 사거리-천지연기정길-서귀포생태공원-남성리마을회관앞 공원-남성리 삼거리-삼매봉-찻집솔빛바다로 15km이다.
4시간정도가 소요됐다
2010.02.03 10:03 | ⓒ 2010 OhmyNews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