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혜정 생막걸리우리쌀로 빚은 배혜정도가 생막걸리, 맛이 상큼하면서도 감칠맛이 깊다
이종찬
아무리 진화를 거듭해도 막걸리는 막걸리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와인을 한방에 KO시키며 지구촌 곳곳을 누비는 우리나라 전통술 막걸리가 진화에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나라 땅에서 자란 우리쌀로 빚는 막걸리뿐만 아니라 유기농 쌀막걸리까지 훌쩍 뛰어넘어 우리 토종 농산물을 넣고 빚는, 새롭고도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막걸리로 거듭나고 있다.
누룽지막걸리와 더덕막걸리, 인삼막걸리, 오미자막걸리, 복분자막걸리, 선인장막걸리, 민들레막걸리, 대추막걸리, 포도막걸리, 체리막걸리, 홍시로 빚은 감막걸리 등에 이어 이제는 사과막걸리까지 나왔다. 이들 막걸리는 그 지역에서 나는 농특산품을 막걸리와 섞음으로써 생산과 소비뿐만 아니라 이제는 아예 그 지역 브랜드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막걸리는 그동안 그 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쌀, 보리, 밀, 옥수수, 조 등 곡물을 재료로 빚는 '막거른 술'이라 해서 '막걸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지만 이제는 곡물뿐만 아니라 우리 농특산물 모두가 막걸리에 뜨겁게 포옹하면서 막걸리 옷을 더욱 화려하고 아름답게 입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막걸리는 여러 지역에서 키우고 있는 우리 특산물이 우리 곡물과 만나 빚어내는 독특한 맛과 향, 색상, 뒷맛, 목넘김 등에서 곡물로만 빚은 막걸리들과는 차별성이 있다. 하지만 아무리 우리 특산물을 양념처럼 많이 넣은 막걸리가 잇따라 나온다 하더라도 곡물을 재료로 한 막걸리 그 바탕은 바뀌지 않을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