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학수고대했던 동호회, 이름 왜 바꿨을까

[오마이뷰] 한국지엠의 소형 SUV 트랙스를 둘러싼 5가지 논쟁들

등록 2013.02.24 19:29수정 2013.02.2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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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뷰(OhmyView)>는 소비자 입장에서, 소비자의 눈높이로 제품을 꼼꼼히 따져봅니다. 대상은 따로 없습니다. 자동차든, 휴대폰이든, 금융상품이든...가장 친소비자적인 시각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또 이 공간은 각 분야에 관심있는 전문블로거나 시민기자 등 누구에게도 열려있습니다. <편집자말> [편집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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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이 내놓은 소형 SUV 트랙스(Trax)를 두고 논쟁이 한창이다. 국내최초의 1.4리터급 가솔린터보엔진을 얻은 새로운 차 트랙스는 과연 시장에서 성공할수 있을까. ⓒ 김종철


논쟁이 한창이다. 한국지엠(GM)이 갓 내놓은 자동차 때문이다. 지난 21일 첫 공개후 인터넷 공간이 뜨겁다. 디자인부터 가격에 이르기까지. 미국 지엠 본사에서 날아온 팀리 해외사업부문사장은 아예 현대차와 계급장 떼고 붙어보자고도 했다. 브랜드 이름 가리고 제품만 놓고 겨뤄보자는 것이다. 현대차 입장에선 격세지감이다. 세계 자동차시장을 쥐락펴락해 온 지엠이 아닌가. 자동차를 놓고 현대차와 블라인드테스트까지 하자고 할 정도니 말이다.

논쟁의 중심에 선 차는 트랙스(Trax)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트랙스가 뭐길래, 이렇게 뜨거울까.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국내에선 보지 못했던 차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소비자의 기대감도 높았다. 기대가 클수록 실망도 큰 법이다. 오죽했으면 트랙스를 학수고대(?)했던 동호회까지 아예 이름을 바꿔 버렸을까. 기자가 트랙스를 꼼꼼히 살펴봤다. 그리고 그 논쟁거리를 따져봤다.

[디자인과 편의장치] 트랙스는 작다? 좁다?...공간보다 실내 마감재 더 아쉬워

트랙스 첫인상, 작지만 야무진 느낌이다. 자동차전문지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국장은 "오동통한 너구리 모습"이라고 했다. 적확한 표현 같았다. 전체적인 디자인 완성도는 높은 편이었다. 소형 SUV로 단순하면서도 질리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옆모습이 마음에 든다. 마이클심코 지엠글로벌 디자인 전무는 "역동적이고 강인한 모습"이라고 했다. 보기 나름이다.

트랙스 논쟁 중 하나가 실내공간이 좁다는 비판이다. 트랙스는 소형 SUV다. 전체 길이는 4245mm, 너비 1670mm, 높이 1775mm다. 휠베이스는 2555mm다. 휠베이스는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거리로 실내공간의 기준이 된다. 국내 SUV 가운데 소형이라는 스포티지, 투싼보다 길이나 너비 모두 작다. 휠베이스도 트랙스가 가장 짧다. 직접 타보니 운전석 등은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대신 뒷좌석은 상대적으로 좁다는 느낌이 들었다. 소형 SUV인 만큼 실내공간이 좁은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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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의 실내.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기자는 오히려 내부 마감재가 아쉬었다. 계기판도 단순하다. 전반적인 인테리어 마감도 마찬가지다. 2000만 원이나 들이는 소비자입장에선 기대감에 못 미칠 수 있다. 또 트랙스의 자랑거리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7인치 터치방식의 스크린이 스마트폰과 연동된다. 터치 반응은 빠른편이다.

전화뿐 아니라 내비게이션, 음악까지 모두 가져다 쓸 수 있다. 따로 수십만 원짜리 내비게이션을 쓸 필요가 없다.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이 스크린에 그대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자가 쓰던 아이폰을 연결했더니 곧장 음악이 나왔다. 스피커는 보스 프리미엄 사운드 시스템이다. 크게 나쁘진 않았다. 그렇다고 사운드가 훌륭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시디(CD)플레이어가 있었다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행성능] 트랙스는 진동과 소음이 심하다?

트랙스의 또 다른 논쟁은 진동과 소음이다. 이유는 엔진이다. 트랙스는 1.4리터급 가솔린엔진에 처음으로 터보(Turbo)를 달았다. 엔진과의 궁합은 6단 자동변속기가 맡았다. 트랙스 차 무게는 1370킬로그램(kg)이다. 1.4리터 가솔린 터보엔진으로 트랙스를 얼마나, 어떻게 잘 끌고가겠느냐는 것이다. 2.0리터급 이상 디젤엔진에 익숙해 있는 국내 SUV 소비자들에겐 생소할 만하다. 기자 역시 그랬다.

트랙스를 직접 몰기 위해 시동 키를 돌렸다(요즘 차에 흔한 버튼식도 아니다!). 가솔린 특유의 엔진음이다. 가볍고 경쾌하다. 일상 시내주행에서의 가속이나 감속에서도 불만이 없다. 엔진소음도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제주 시내를 빠져나와 오르막길과 직선과 곡선구간을 두루 달렸다.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힘겹지도 않았다. 그래도 1.4리터급의 한계는 분명했다.

직선구간서 시속 100킬로미터(km)를 넘어서도 엔진회전수는 2000 알피엠(RPM)에 머문다. 나름 인정할 만하다. 시속 150 km에 이르자 엔진음 역시 커졌다. 제주도의 무수한 바람소리는 어느정도 막아냈지만 완벽하다고 말하긴 부족하다. 진동은? 글쎄다. 트랙스만의 특유의 진동을 잡아내지는 못했다.

곡선구간서의 흔들림도 크지 않았다. 특히 제주 일부도로에 남아있는 눈과 젖은 노면에도 큰 무리가 없었다. 트랙스의 최대출력은 140마력, 최대토크 20.4kgm의 힘을 가졌다. 현대차 준중형인 1.6리터급 아반떼와 비슷한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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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소형 SUV 트랙스. ⓒ 김종철


[경제성] 트랙스는 비싸다? 연비도 안 좋다?

트랙스의 논쟁 중 핵심은 경제성이다. 한마디로 차값이 비싸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비도 좋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우선 연비부터. 기자가 두번에 걸친 시승 연비는 리터당 11km 정도였다. 시내구간에선 리터당 9 km, 정속주행 등에선 리터당 13 km까지 나왔다. 회사쪽에서 밝힌 공식연비는 복합연비로 리터당 12.2 km(도심 11.1 km, 고속 14.1 km)다.

기자의 시승 결과와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연비는 운전자의 습관과 도로상태 등에 따라 차이가 크다. 따라서 절대적이지도 않다. 대신 트랙스가 디젤이 아닌 휘발유를 연료로 쓴다는 점이나 리터당 12킬로미터의 연비는 역시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 쪽에선 1.4리터급으로 자동차 세금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얼마나 고개를 끄덕일지는 모르겠다.

차 값도 마찬가지다. 가장 싼 트랙스가 1940만 원이다. 기자가 탔던 차량은 2289만 원이었다. 온라인에선 값이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많다. 2.0리터급 디젤의 스포티지가 2035만 원부터 시작하는 것에 비추면 그럴만 하다는 생각도 든다. 트랙스 탈 바에는 스포티지나 투싼이 경제적으로도 낫다는 것이다.

물론 반론도 있다. 차체자세제어장치(ESC) 등  각종 편의사양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고, 트랙스와 같은 차가 유럽에선 2만유로(한화 약 2860만 원)가 넘는다는 점을 들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것이다. 트랙스는 20~30대를 상대로 도시형 SUV 차량으로 개발됐다. 소형 SUV에 관심있던 소비자는 트랙스를 꼭 타보시라. 그리고 생각해보시라. 나에게 맞는 차인지. 그들의 선택이 자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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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랙스는 20~30대를 상대로 도시형 SUV 차량으로 개발됐다. 연비와 가격 등 각종 논란속에 과연 시장에서 소비자들에게 어떤 선택을 받을지 자뭇 궁금하다. ⓒ 오토다이어리 오종훈


#트랙스 #한국지엠 #스포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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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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