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이 일어 난 곳, 용흥궁입니다.
이승숙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라'라는 말을 금과옥조처럼 여긴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처럼 글 역시 '아는 만큼 쓸 수 있'을 것이다. 또 많이 생각을 해야 자신만의 관점과 창의적인 생각을 가질 수 있으니 그 역시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그렇다면 글을 많이 쓰면 어떤 점이 좋을까.
글쓰기의 첫 걸음은 일기쓰기에서 출발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매일 일기를 쓰면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그 외에도 좋은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글쓴이의 개인사가 기록으로 남는다는 점도 빠트릴 수 없는 장점이다.
일기는 개인의 지극히 사적인 부분들을 담고 있지만 그 시대를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17세기 정묘호란 때 사간원정언(司諫院正言)으로 인조를 호종하고 강화로 왔던 신달도(申達道)는 당시 강화도의 전반적인 상황들을 보고 들은 대로 기록을 한 '강도일록(江都日錄)'을 남겼다. 이 일기는 전란의 상황뿐만 아니라 상소문들의 내용과 청나라와의 화의의 과정 등을 세세히 기록으로 남겨 역사적 자료가 되었다.
또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우리 민족의 소중한 문학 작품이 되었고 한 궁녀가 쓴 '계축일기'를 통해 내밀한 궁중의 비화들을 엿볼 수도 있다. 이순신 장군이 쓰신 '난중일기' 또한 장군의 내밀한 고백이기도 하면서 임진왜란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역사적인 자료이다. 우리는 이러한 일기를 통해서 그 시대를 돌아보며 지혜를 배우기도 하고 나아갈 바를 얻기도 한다. 이처럼 일기의 적층(積層)은 역사적 사료가 된다.
강화나들길 1코스인 '심도역사문화길'은 강화도령이라 불리었던 철종의 잠저(潛邸)를 거쳐서 가는 길이다. 철종이 어떤 인물이었던가, 평민에서 왕이 된 사람이 바로 철종이 아니던가. 우리 민족의 역사에서 신분의 상승이 이처럼 획기적인 사람이 철종 말고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