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구성원 "일베 수습 임용 결사 반대"KBS 기자협회와 아나운서협회 등 11개 직능단체 구성원들이 3월 30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앞에서 일베 수습 임용 결사 반대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지역과 특정이념을 차별하고 여성을 혐오하고, 세월호 유가족을 조롱하고, 장애인을 비하하는 몰상식과 부도덕은 KBS의 정체성과 전혀 맞지 않다"며 해당 기자의 임용을 반대하고 있다.
유성호
- 해당 기자는 지난 2월 사내 게시판에 반성문을 올렸는데 그걸로 부족한가요?"'과거 철없던 시절에 아무 생각 없이 내뱉었던 쓰레기 같은 배설물이다. 매우 송구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올렸어요. 그런데 그 반성문을 기자들만이 볼 수 있는 내부게시판에 올렸어요. 기자들에게만 형식적으로 사과한 거죠. 그러나 반성은 기자들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 해야 하는 거예요.
일부에서는 '젊은 사람이 철없을 때 뭣 모르고 한 거니까 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고 하는데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도 시청자들이에요. 저희는 이 사람을 용서해 줄 권리도 없고 반성을 받을 자격도 없어요. 이 사람은 외부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독설을 내뱉은 사람이에요. 때문에 반성과 사과도 시청자들을 향해 해야 해요. 그리고 다시 한 번 잘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는 요청도 시청자들을 향해 할 수 있고 기회를 줄 수 있는 사람도 시청자들이지 내부 구성원이 아니에요."
- 공개적인 사과가 아니라는 게 문제라고 보는 건가요? "그렇죠, 지금 이 문제 때문에 회사가 지난 두 달 동안 완전 뒤집어져 있었거든요. 그때 내부게시판에 형식적인 사과문을 올린 것 말고는 현재까지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요. 이건 시청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
- 그럼 시청자들이 허용하면 기자협회도 받아 줄 수 있나요?"시청자들에게 진지하게 반성하고 기회를 한 번 주자는 사회적 여론이 조성된다면 당연히 기회를 줄 수 있죠. 그런데 본인이 내부망에 반성문 하나 올리고 지금은 숨어서 아무 말도 안하잖아요. '시간이 지나면 이 사태가 끝나겠지'라고 생각하고 조용히 있는 거면 비겁한 행동이죠."
- 이와 관련해 기자협회를 비롯한 KBS 11개 직능단체가 조대현 사장에게 대화를 요구했는데, 답이 왔나요? "KBS 내의 11개 협회가 수습직원 정식임용 직전과 직후, 두 번 사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는데 두 번 다 거절 당했습니다. 그러나 거절하는 이유를 아직도 듣지를 못했어요. 11개 협회장이란 사람들은 KBS의 다양한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이들이 사장하고 대화하자는데 사장이 아무 이유 없이 거부하고 있어요.
건너서 듣기론 직원 임용에 대한 문제는 인사권이기 때문에 경영자 고유 권한이고 그 문제를 가지고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고 얘기하는데요. 그 인사에 대해 구성원들이 납득을 할 수 없어서 배경을 설명해 달라고 요청하면 사장은 설명해 줄 의무가 있는 거죠. 그게 조직의 리더고, 구성원들에 대한 예의가 있는 민주적인 인사죠. 그걸 거부하면 민주적인 사장이라고 할 수 없죠."
- 면담이 이뤄지면 어떤 얘기를 할 생각인가요?"구성원들이 '일베 기자' 임용의 부당함을 누누이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호소를 배척하고 임용을 강행한 이유가 뭔지 묻고 싶어요. 그리고 외부 법률적인 자문을 받아보니 입사 이전의 일을 가지고 징계하는 건 부당하다는 의견이 있었다는데,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회사는 일단 사법부의 판단을 구했어야 해요. 본인이 부당해고에 대한 소송이 들어오면 그걸 가지고 사법부의 판단을 구해 보고 그걸 인용해서 채용하면 저희도 명분이 있고 사회적으로도 어느 정도 용인이 되는 거죠.
비슷한 사례가 2013년에도 있어요. 일베 활동한 사람이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교사 임용을 앞두고 있었는데 그 경력이 학부모들에게 드러나는 바람에 교사 임용이 못 되었어요. 결국 그 사람은 임용포기서를 교육청에 제출했어요.
이 사람('일베 기자') 역시 입사 이전의 행동이라 하더라도 일단 이걸 가지고 사법부의 법률적 판단을 물어보고 사회적인 여론이 어떤지도 물어보고 나서 그 결론에 따라 임용을 하든 해고를 하든 했어야 KBS가 명분이 있는데... 그런 걸 다 무시하고 임용을 강행한 것에 대해서는 다른 배경이 있는지 물어보고 싶죠."
- 배경이 뭐라고 보세요?"제가 조 사장 머릿속에 안 들어가 봐서 모르겠지만, 연임을 하고 싶은 욕망이 비정상적인 결과를 도출해 낸 것 아닌가 생각해요. 이번 사태가 비정상적인 사람을 솎아내는 문제가 아니라, 이념 대결 프레임으로 변질되었거든요. 보수정권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사장이 연말에 연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보수정권에 자신을 각인할 수 있는 카드로 (이번 사태를)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에요. 그것이 아니면 달리 해석할 수가 없어요."
- 보수 측에서는 해당 기자의 글이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하는데."표현의 자유라는 건 기본적으로 나와 생각이나 신념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데서 출발하는 거예요.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을 비난하고 멸시, 조롱하는 게 표현의 자유가 아니에요. 그건 표현의 자유를 조롱하는 일방적인 폭력이에요.
그런데 일베라는 사이트는 표현의 자유를 조롱하는 대표적인 사이트거든요. 이건 사이버 폭력이에요. 그래서 막말하는 판사가 사표를 내야 하는 거고 어린이를 성적 대상으로 비하한 예비 교사의 임용이 포기되는 거죠, 사회적으로 용인이 안 되는 사이트예요. 거기서 열성적으로 활동한 사람을 표현의 자유로 포장해서 인정해 달라는 건 민주주의를 하지 말자는 것과 똑같죠. 말이 안 되죠."
-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 계획이신가요?"임용을 해버려서 뾰족한 대응책이 없어요. 현재 이 사람 신분이 기자 직군으로 되어 있고 보도본부에서 남북교류협력단으로 파견 보낸 거죠. 파견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해제를 해야 하는 거고 마냥 보낼 순 없는 거예요. 해제가 되면 보도본부로 돌아와서 기자직군을 수행해야 하는 거예요. 일단 이 사람이 보도본부로 돌아와서 마이크를 잡는 일이 없도록 회사 파견 규정에 대해서 면밀하게 연구를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기자협회 차원에선 지난주 한 번 운영위원회를 열어 간부들이 논의를 했는데 해당 기자를 기자협회에서 제명하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 안주식 KBS PD협회장은 조 사장의 퇴진 운동까지 거론하던데요."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번 건은 조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더 이상 구성원들과 소통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요. 그래서 합법적 테두리 안에서 불복종이나 불신임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사장 퇴진 운동까지 연결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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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베기자' 채용 KBS 사장, 이 이유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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