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는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동영상이 위조나 변조됐을 가능성에 대해 영상전문 대학교수에게 분석을 의뢰했다.
<뉴스타파> 갈무리
지난 21일 오후 10시, '이건희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미 재벌가의 조세회피 등 여러 특종을 보도한 바 있는 <뉴스타파>를 통해서였다. 트위터를 비롯한 SNS를 뜨겁게 달군 것은 물론이요, 공개 직후 다음날까지 포털 검색어 1위를 '이건희'와 '뉴스타파'가 차지했으며, 몇몇 매체를 통해 후속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못해 암담하다. "<내부자들>이 현실이었구나"란 장삼이사들의 장탄식만으로 끝날 상황에 처했다. 언론 대부분이 "당혹스럽다"는 삼성 측 대응을 '받아쓰기'했으며, 일부는 '몰카 피해자 이건희'를 강조하기까지 했다. 다시금, "삼성을 생각한다"고 스스로 여기는 '삼성공화국' 내 방송들의 천국인지 되새기게 되는 풍경이다. 그 암담함을 가져온 1등 공신은 어디였을까.
'이건희 동영상' 외면한 방송, 군계일학은 역시 '종편' 우선 <내부자들>에서 동영상 파문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방송사로 등장한 YTN이 대표적이다. YTN은 지난 22일 "이건희 회장 성매매 의혹 보도 파문…삼성 "물의 빚어 당혹"이란 삼성 측 반응을 전하는 같은 내용의 단신만 6차례 걸쳐 내보냈을 뿐이다. "경찰, '이건희 동영상' 관련 수사협조 요청"이란 단신도 2차례에 그쳤다. 이마저도 22일 이후엔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22일자 지상파 메인뉴스의 경우, KBS와 MBC, SBS 모두 뉴스 후반부에 보도했으나 차이가 확연했다. KBS와 MBC는 영상의 출처로 <뉴스타파>를 밝히지 않고 동영상 속 이건희 회장의 모습 역시 보도하지 않았다. SBS만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를 언급한 뒤 동영상 속 이건희 회장의 얼굴과 음성을 전했을 뿐이다.
군계일학은 역시나 종편이었다. 그야말로 '가관'이랄까. TV조선과 채널A는 각각 1건, MBN은 3건이었으나 대부분 삼성의 입장을 대변하거나 "돈을 노린 기획촬영"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후속보도 역시 거의 없었다. 반면, 삼성과 '특수관계'인 JTBC <뉴스룸>의 보도가 주목받은 것이야말로 '이건희 동영상'과 관련한 기울어진 언론 환경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장면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