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진 씨는 양의진 학생의 후기를 듣고 "만남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있어야 하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새들생명울배움터 경당
역사의 첫걸음,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것참가자들의 나눔을 들은 최봉실 대표는 역사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이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물었다. 한 참석자는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이라고 했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오랫동안 감옥에 갇혔던 사람들의 재심을 위해 애쓰는 박준영 변호사의 마음, 길거리에서 아이나 어르신이 곤경에 처할 때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마음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을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이 역사를 만들어가는 첫걸음과 어떻게 연결될까? 한 참석자가 남을 외면하지 못하는 마음은 자기를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라 했다. 두 마음이 어떻게 연결될까? 최 대표는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은 자신이 좋은 삶을 살도록, 보다 아름다운 삶을 살도록 계속 살피게 한다고 했다. 그렇게 살피다 보면 부당한 권력을 가지고 약한 이에게 고통을 가하는 현실에서 자신의 마음이 괴롭고 불편한, 외면할 수 없는 마음을 발견한다는 것이다.
자신의 마음을 잘 살피고 알아가는 것이 정말 역사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까? 최봉실 대표는 '역사는 사람으로부터 시작한다'는 유순혜 교수의 말을 빌어 역사를 만들어가는 것도 망치는 것도 사람이며 이 사람을 움직이는 것이 바로 마음이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획일적인 기준으로 마음을 많이 억압하고 살죠. 마음을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내가 괴로우면 왜 괴로운지 몰라요. 그게 안 풀리니깐 몸의 병으로 나오는 거예요. 내 마음을 아는 것이 어떻게 역사를 만들어가는 첫걸음이 될까요? 내 마음을 알면 내 걸음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연결되어 있는 우리 모두에 그 마음이 작용하고 전해져 더 큰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결국 내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가 중요합니다." 마음은 계속 공부해야 한다최 대표는 "마음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했다. 내 마음조차도 다른 외부에 의해서 끊임없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좋을 수 있는지 어떻게 나쁠 수 있는지 하나하나 끝까지 따져보는 사유의 힘이 약하다. 우리 주변에 눈과 마음을 현혹하는 것이 많은데 어떤 것이 좋은 마음인지를 배워가지 않으면 계속 나쁜 마음이 들 수 있다. 그래서 마음은 계속 공부해가야 한다.
사랑, 인내, 우연 최봉실 대표는 유 교수가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킨 점을 주목했다. 그 약속에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랑이 있었다. 그래서 혼자 그릴 수 있음에도 동네 아이들, 어른들과 함께 벽화를 그렸다. 동네 아이들에게 "한번 그려 볼래" 얘기해 보고, 주민들에게 "한번 해 보세요" 권유하는 그 마음에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있었다.
유 교수는 주민들의 반발에 인내하며 버텼다. 처음에 물 한 잔 얻기도 힘들고 인사를 해도 잘 받아 주지 않았다. 그런데 5~6개월 그리다 보니 아이들이 다가왔고 어르신들과 조금씩 인사하면서 결국에는 주민들이 마음이 변하는 걸 느꼈다.
나의 마음을 알 때 그 마음으로 타인의 마음과 끝내 만난다. 그리고 그 만남은 역사를 일군다.
최 대표는 한 가지를 더 짚었다. 유 교수의 이야기 속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고, 우리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바로 우연이다. 유 교수는 지동마을이 하수구 냄새가 심하고 지저분한지 모르고 교회 전망대에서 우연히 바라본 눈 덮인 모습이 너무 예뻐서 벽화 작업하기로 덜컥 약속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