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남자 + 연애 쪼렙 = 박원순?

[공무집행방해: 마케터의 공무원 적응기 ③] 박원순 소개팅 썰... 첫 번째 질문 수준이 달랐다

등록 2017.11.14 15:40수정 2018.01.1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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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임대식 선생이 기록한 <박원순이 걷는 길>의 내용을 바탕으로 개인적으로 관찰하고 파악한 사장님의 캐릭터 및 사회 통념을 믹스해 나름대로 합리적 추론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 기자 말

우리 사장님의 아내인 강난희 여사님은 그를 "혼자서도 잘 노는 왕자님"이라고 말하곤 했었다(...).

헐, 왕자라니...

 박원순 시장의 얼굴 퍼포먼스(?)는 대한민국 상당수가 아는데... 왕자라니, 왕자라니 왕자라니...
박원순 시장의 얼굴 퍼포먼스(?)는 대한민국 상당수가 아는데... 왕자라니, 왕자라니 왕자라니...신영웅

사실 내가 누굴 지적할 만한 상황도 아닌 것은 누구보다 잘 안다. 그래도... 그래도!! 대한민국이 그의 얼굴 퍼포먼스(?)를 다 아는데... 물론 외모만으로 누군가를 평가하는 것이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래도...!! 왕자라는 일반명사와 박원순이라는 고유명사의 심리적 거리는 꽤 멀지 않은가? (응? 나만 쓰레기야?)

컴버배치의 <셜록>으로 빙의를 해본다. 마인드 팰리스(mind palace)를 열어...

'혹시 이건 뭔가 고도의 디스인가? 이 얘길 하기 전날 부부싸움을 했나...? 사장님의 와이셔츠가 잘 다려져 있고 양복 소매에 밥풀이 묻은걸로 보아 집에서 아직 사랑받고 있는 것 같은데... 흐음...'

별의 별 음모론이 다 떠올려본다. 그렇다고 찾아가서 어디가 왕자냐며 따져 물을 수도 없지 않은가?! 그랬다간 서로가 민망할 테니. 사장님은 몰라도 여사님은 지켜드려야 하기에(뵐 때마다 참 따뜻하다고 여겨지는 분이다).


사장님의 과거사가 답답할 때는 박원순 바이블이라 불리는 <박원순이 걷는 길>을 열어본다(참고로 이 책은 주관적 서술보다는 주로 남아 있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기록한 것이라 어느 정도 객관성을 확보했다고 믿는다). 그러나 여기서도 간단하게 언급은 하지만 당시의 뉘앙스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있다. 알 수 없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증언을 종합해보고 당시의 맥락을 곱씹어보면서 결국 '박원순 왕자설'의 실체에 접근하게 된다.

카카오프렌즈

여사님이 '혼자 잘 노는 왕자님'이라고 할 때의 뉘앙스는 왼쪽 같은 왕자님이 아니라 오른쪽 느낌의 왕자님으로 추정된다. 러블리한 왕자님이 아닌 '이 웬수야'의 뉘앙스. 자, 그럼 바로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겠다.


'이 웬수야'의 뉘앙스

 미녀와 야수가 더 적절할 듯... 저는 여사님 편입니다!
미녀와 야수가 더 적절할 듯... 저는 여사님 편입니다!박원순

우선 '혼자 잘 노는'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는데, 이는 집에 와서도 일을 하거나 책 읽는데 빠져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적었던 것을 꼬집는 것이다. 잦은 출장과 야근으로 외박도 잦았다고 한다.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와 소름끼치게 닮아있다. 사실 그 시대 아버지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여사님이 살아오면서 가장 아름다운 시절로 기억하는게 가난한 유학시절이란다. 일단 집에는 들어오니까...ㅋㅋㅋ

또 가장 결정적인 이유를 꼽자면, 당시 자녀의 양육이나 교육 같은 문제를 비롯해 집안 대소사의 99.127852%를 여사님이 전담했다고 한다. 게다가 검사 때려칠 때만 해도 그러려니 했겠지만 변호사마저 관두고 참여연대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경제 생활도 여사님이 전담해야 했단다. (와... 이 남자 대체 뭐지?) 스물스물 나쁜 남자의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다. 게다가 그런 상황에서 여사님 본인이 먼저 "내가 알아서 살아가겠다"고 하며 인테리어 공부를 해서 밥벌이를 했다고 하니, 말 다한 것 아닌가?

알고 보면 그는 요즘 말로 '나쁜 남자'에 '연애쪼렙'이다. 자, 그럼 여기서 의문이 또 깊어진다. 이런 나쁜 남자에 연애쪼렙인 우리 사장님과 왜 결혼했을까? 도대체 어떤 미친 매력이 있었길래 이렇게 콩깍지가 씌여서 젊었을 때는 고생 다 시키고 최근에는 정치한답시고 각종 언론과 미디어의 인신공격에 마음까지 아파가며 그를 지지하는건가? 사실 여사님이 사장님을 뜯어말려도 이상할 게 하나 없는 상황이다.

맞선 때 나온 '범상치 않은 질문'

 다시 봐도 왕자와 거지가 아니라 <미녀와 야수>다 이 영화는...
다시 봐도 왕자와 거지가 아니라 <미녀와 야수>다 이 영화는...박원순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또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들이 처음 만난 장면으로.

사장님이 검사시보로 대구에 있을 때 둘은 맞선을 봤다. 대구 대명동(나의 본적이기도 한, 안물안궁)의 여사님 댁에서 만났다. (헐, 이건 좀 컬쳐쇼크다.) 처음 소개팅하는 자리인데 어르신들이 모두 있는 집이라니... 어쨌든 사장님은 어른들께 인사를 드린 후 여사님의 방으로 건너가 그녀의 서가를 살펴보다가 작업 스킬을 시전하게 된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혹시 공부를 계속 한다면 무슨 공부를 더 하고 싶으세요?"

크~~~~~ 이 남자 다르다! 첫 번째 스킬 작렬!! 순진했던 우리 여사님은 "미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대답하면서 속으로 여느 남자와 다르단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전까지 몇 차례 선을 봤지만 서가에 관심을 보이며 이런 질문을 한 남자는 처음이었으니까. '내게 이런 남자는 처음이야'는 확실히 시대를 초월하는 뭔가가 있는 듯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 사장님은 때를 놓칠세라 작업 스킬을 하나 더 시전한다. 이게 거의 발칸포 수준이다. 스킬 넘버 투! 자신이 살아온 삶을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신뢰를 획득한 것이다. 남자들이 자주 시전하는 스킬 중 하나... 그리고 여기서 바로 들어간, 유명한 굳히기 기술! 작업계의 레전드로 남아 있는 바로 그 신비의 기술, 그녀의 인생을 뒤흔든 강한 한 방, 스킬 넘버 뜨리!

"저는 세상의 매듭을 푸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크흐~ 당시 사장님의 이 말이 엄청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처음 맞선 본 날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강한 인상을 남길 만하다(...)
강한 인상을 남길 만하다(...) 박원순

이미 그는 그녀를 보자마자 결혼할 것이란 마음을 먹었고, (빅픽쳐 전문가... 그는 이렇게 이때부터 이렇게 빅픽쳐를 그렸던가) 만난 지 3개월만에 결혼에 골인한다. 이 정도면 연애쪼렙은 아닌 듯한데, 그냥 나쁜 남자인가?!

사실 이게 1980년대의 일이니 지금의 연애 패턴이나 상황과는 다르기 때문에 나도 맥락적으로 100% 이해되진 않는다. 그러나 그녀는 그의 강렬했던 첫모습과 강한 추진력에 자신의 반려자로 선택을 했고 지금도 그 선택을 지켜나가고 있다.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우리도 가끔 사장님의 미친 매력에 아주 잠깐 스치듯 와~~ 할 때가 있는데 여사님은 오죽했을까...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박원순뽕'을 맞고 사셨을테니(ㅋㅋ) 정치계에 전설처럼 떠도는 말이 하나 있다. 박원순 뽕은 한 번도 안 맞아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맞은 사람은 없다는.

그가 연애쪼렙인지 만렙인지는 헷갈리지만, 상남자는 맞는 듯하다.

 불현듯 <프로듀스 101>이 떠오른다.
불현듯 <프로듀스 101>이 떠오른다.Mnet 갈무리

되고파 너의 오빠
너의 사랑이 난 너무 고파
되고파 너의 오빠
널 갖고 말거야 두고봐

왜 내 맘을 흔드는건데
왜 내 맘을 흔드는건데
왜 내 맘을 흔드는건데
흔드는건데 흔드는건데
- 노래 <상남자> 중

어쨌든 개인적으로는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하며 난 언제까지나 여사님의 편이라는 거! 여사님, 화이팅!! (근데 여사님, 전생에 무슨 업을 그리 많이 쌓으셨기에 이 생이 그리 고달픈가요...)

 맞선 자리에서 한 말기도 했다.
맞선 자리에서 한 말기도 했다.신영웅

<나의 욕망 리스트>
- 상식이 통하는 세상에서 살기
-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를 만들기
- 비정규직을 굳이 없애지 않기(뭬야?)
- 그래도 행복해질 수 있기

[지난 기사] 모자 쓴 서울시 공무원, 박원순 반응은 '예상 밖'
덧붙이는 글 이 글을 쓴 신영웅님은 'Uncreative Director, 서울시장 비서실 미디어 비서관'입니다. 이 글을 포함해 신영웅 비서관의 다른 글 역시 필자의 브런치에서 볼 수 있습니다.
#박원순 #강난희 #서울시장 #연애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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