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봐도 왕자와 거지가 아니라 <미녀와 야수>다 이 영화는...
박원순
여기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또 우리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들이 처음 만난 장면으로.
사장님이 검사시보로 대구에 있을 때 둘은 맞선을 봤다. 대구 대명동(나의 본적이기도 한, 안물안궁)의 여사님 댁에서 만났다. (헐, 이건 좀 컬쳐쇼크다.) 처음 소개팅하는 자리인데 어르신들이 모두 있는 집이라니... 어쨌든 사장님은 어른들께 인사를 드린 후 여사님의 방으로 건너가 그녀의 서가를 살펴보다가 작업 스킬을 시전하게 된다. 서가에 꽂힌 책들을 찬찬히 살펴보더니.
"혹시 공부를 계속 한다면 무슨 공부를 더 하고 싶으세요?"크~~~~~ 이 남자 다르다! 첫 번째 스킬 작렬!! 순진했던 우리 여사님은 "미학을 공부하고 싶다"고 대답하면서 속으로 여느 남자와 다르단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전까지 몇 차례 선을 봤지만 서가에 관심을 보이며 이런 질문을 한 남자는 처음이었으니까. '내게 이런 남자는 처음이야'는 확실히 시대를 초월하는 뭔가가 있는 듯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우리 사장님은 때를 놓칠세라 작업 스킬을 하나 더 시전한다. 이게 거의 발칸포 수준이다. 스킬 넘버 투! 자신이 살아온 삶을 하나씩 이야기하면서 신뢰를 획득한 것이다. 남자들이 자주 시전하는 스킬 중 하나... 그리고 여기서 바로 들어간, 유명한 굳히기 기술! 작업계의 레전드로 남아 있는 바로 그 신비의 기술, 그녀의 인생을 뒤흔든 강한 한 방, 스킬 넘버 뜨리!
"저는 세상의 매듭을 푸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크흐~ 당시 사장님의 이 말이 엄청 큰 울림으로 다가왔고, 처음 맞선 본 날부터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