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오성 교회개혁실천연대 공동대표
이영광
- 불교 믿으면 지옥 가기 때문에 교회 나와 천국 가자는 주장도 하던데.
"예수님을 믿고 예수님처럼 살아가야 구원받는 것이지 기독교라는 종교에 몸담고 있다는 것만으로 '나는 기독교라는 종교를 갖고 있으니까, 나는 천국 가고 너희들은 지옥 가'라고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내가 선택한 종교가 구원을 확증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성경에 보면 하나님이 예언자를 통해 당시 종교 지도자들을 비판해요. 당시 종교 지도자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자들이 아니고 우상 숭배자들이었거든요. 기독교를 믿으면서 우상숭배가 충분히 가능해요. 하나님을 믿지 않고 돈을 믿고 이웃을 혐오하는 사람들이 과연 구원받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요. 저는 타종교에 구원이 있냐고 따지는 사람들에게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 나오는 '너나 잘하세요' 대사를 들려주고 싶어요."
- 일각에선 종교는 원래 배타적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있던데요?
"모든 종교에는 자기 나름의 교리적인 차별성이 있어요. 저는 그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미국의 침례교 목사이면서 종교학 교수인 찰스 킴볼이 쓴 책 중에 <종교가 사악해질 때>를 보면, 타락한 종교의 다섯 가지 징후가 나와요.
첫 번째가 뭐냐면 절대적인 진리를 주장한다는 거예요. 자기 경전에서 일부 구절만 뽑아 그것을 절대 진리라고 주장하면, 종교가 타락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뜻이에요. 종교는 '우리가 옳다'라고 말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우리만 옳다'라고 말하는 것은 위험해요. 하나님이 진리이시지 내가 믿는 교리가 진리는 아니라는 거예요.
하나님이 진리이시고 하나님을 믿어야 구원받는 것이지 특정 시대에 특정 종교의 교리가 진리는 아니라는 겁니다. 하나님은 변함이 없으시지만, 내가 믿는 교리는 바뀌어요. 오히려 참된 신앙인이라면 하나님 앞에서 겸손하게 '내가 틀릴 수 있다'라는 자세를 갖는 게 옳아요.
기독교는 기독교만이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고 주장해요. 저도 거기에 동의해요. 중요한 건 어떻게 증명할 수 있냐는 거예요. 그것은 기독교인의 탁월한 삶으로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기독교인이 누구보다도 착하고 약자를 잘 도와주고, 이 세상을 올바른 세상으로 만드는데 헌신적이어야만 가능해요. 그 삶의 탁월성에 동의하고 감동할 때 기독교가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저는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그걸 보여주셨다고 생각해요."
- 그럼 다른 종교 믿는 것과 구원이 상관없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우선 구원이 뭔지를 물어봐야 해요. 불교는 구원을 말하지 않아요. 이슬람도 구원을 말하지 않고, 힌두교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말하는 구원은 기독교 개념이에요. 기독교인이 기독교인의 개념으로 구원이라는 단어를 말하면서, 그것이 불교에 없다거나 이슬람교와 힌두교에 없다고 말하는 것은 웃긴 얘기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불교 믿는 사람이 기독교인한테 '너희에게는 열반이 없다'라고 말하면 웃긴 얘기 아니에요? 당연히 없다고 말하지 않겠어요. 그러니까 기독교 개념의 구원은 기독교에만 있는 거예요. 불교에는 당연히 없어요. 그러므로 '타종교에는 구원이 없다'는 말은 이상한 표현이에요.
기독교인이 소망하는 구원은 기독교를 통해서 얻게 되겠죠. 그것이 불교로도 가능하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만일 불교에도 기독교가 주장하는 구원과 비슷한 게 있다면, 그리고 불교인들이 기독교인의 방식이 아닌 자기네 방식으로 추구한다면, 불교가 추구하는 구원에 해당하는 것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얻어 내겠죠. 그런데 그걸 보고 기독교인이 '너희가 말하는 건 구원이 아니야'라고 한다면 이상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 표현 자체가 틀렸다고 생각해요."
- 십계명 중에 '너는 너의 하나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는 계명이 있잖아요. 타종교를 모욕하는 이런 행위는 십계명에도 위반되는 것 아닐까요?
"저는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십계명 중 제3계명은 '너는 네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게 부르지 말라'예요. 저는 그 부분을 '하나님의 이름을 빌미로 자기 욕망을 성취하려고 하지 말라'고 이해했어요.
하나님을 위해서 하는 거라고 얘기하면서 결국 자기를 위해 하는 거고, 하나님께 영광 돌린다고 얘기하면서 결국 자기가 영광 받으려고 하는 게, 하나님의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말라는 것으로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우리가 하나님의 이름을 들먹거릴 때마다 이게 나를 위한 것인지, 나의 종교를 위해서인지, 하나님의 유익을 위해서인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해요."
"고발 조치 마땅... 기독교 내에서도 자정 목소리 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