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오름100가지 약초가 자란다는 백약이오름의 평화로운 풍경. 제주살이에서 오름은 커다란 활력소가 된다.
임관표
제주 생활 4년 차를 맞아 시작한 탐라국 일기 연재를 오늘로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이제 정확히 3년 하고도 반년이 지났다. 연재하면서 느낀 점 가운데 하나가 여전히 제주살이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는 사실이다. 특히 제주의 역사와 그에 얽힌 사연에 반응이 많았다는 점을 상기하면, 표피적인 정보보다는 제주에 대해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욕구를 지닌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제주 생활 3년이 지나자 지인들로부터 계속 제주에 살 것인가 혹은 제주에 살아 보니 어떠냐는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이런 질문을 하는 배경에는, 지금쯤은 제주 생활이 싫증나거나 힘들어서 다시 육지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생기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깔린 듯하다.
제주에서 3년 반 살아보니
굳이 이런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이 시점에서 제주살이 중간 점검을 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듯하다. 아무래도 처음 이주해올 때와는 달라진 점도 있고, 예상치 못한 일들도 많았으니 말이다.
연재 첫 회에서 서울에서와는 다른 새로운 삶에 대한 동경을 말한 바 있다. 일단 도시 생활이 전혀 그립지 않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직은 돌아가고 싶은 마음은 없고, 가까운 미래에도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답답한 도시보다는 자연 속의 생활환경이 훨씬 좋고, 낯선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도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살이를 시작할 때 가장 기대했던 건 자연을 즐기는 일이었다. 그래서 올레길을 걷고, 한라산을 자주 오르고, 멋진 오름들을 찾아다니고 싶다는 희망을 이야기했다. 살아 보니 제주살이의 묘미는 역시 이런 데 있는 것 같다. 중단했던 올레길은 마저 완주했고 올가을부터는 두 번째 올레길 걷기를 계획하고 있다. 요즘 제주는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으니 다시 한 번 올레길을 걸으면서 제주를 구석구석 느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