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 오조리에서 본 일출봉임 작가는 물에 비친 반영 사진을 즐겨 찍고 있다.
임관표
사진 관련 책을 보면서 독학으로 카메라 기술을 익히던 그는 결혼을 하면서 또 다른 카메라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장인이 유명 서예가이자 화가였는데, 사진관을 경영하기도 했다. 이미 사진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아내와 장인의 반대를 무릅쓰고 사진관에 직원으로 들어가 상업사진을 찍으며, 촬영 조명 암실작업의 노하우를 터득했다.
임 작가의 사진인생은 2011년 또 한 차례 전환점을 맞는다. 건강이 안 좋아 고향인 서귀포 중문에 내려와 쉬고 있던 어느 날 꿈에 꾸찌뽕 열매가 보였다. 꿈에 보았던 공원을 찾아갔더니 정말로 꾸찌뽕이 있더라는 것이다. 각종 성인병과 암에 효과가 있다는 꾸찌뽕 나무였다.
이때부터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산야초를 찾아다니기 시작했고 발효에 눈을 떴다. 한라산 일대를 누비며 산야초를 채취하고 이를 발효시켜 효소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건강도 많이 회복했고, 발효음료를 만들어 팔기도 했다. 2015년부터 제주대 평생교육원에서 산야초 효소 강의를 시작했다.
임 작가는 제주도 전역을 누비고 다니면서 산야초를 찾으면 사진으로 기록했고, 그 과정에서 만나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카메라에 담았다. 또 4·3 현장과 관련 유적지, 제주의 문화유산 등 기록할 가치가 있는 대상들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찍은 사진을 정리해 모두 2만여 점을 보관 중인데, 그중 육지 사진 5천여 점을 제외한 약 1만 5천 점이 제주도를 찍은 것이라고 한다. 제주도의 368개 오름을 거의 모두 찍었다는 임 작가는 가장 멋진 작품으로 용눈이 오름, 따라비 오름, 백약이 오름을 꼽았다. 용눈이와 따라비는 부드러운 곡선이 아름답고, 백약이엔 이름 그대로 약초가 많이 자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