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만년 동안의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와 남극의 기온변화. 데이터 출처: Bereiter et al., (2015), Jouzel et al., (2007)
신진화
지금 보는 그래프는 남극 빙하를 이용해 복원한 과거 이산화탄소 농도입니다. 예수가 탄생한 해를 기준으로 계산하는 우리의 연대와 달리 과거 기후 그래프의 시작점은 1950년입니다. 그래서 그래프에 1천 년 전이라는 것은 기원전 950년을 뜻합니다.
80만 년 동안 평균적으로 180ppm(최솟값)과 280ppm(최댓값)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류의 산업 활동으로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졌다고 하는 이유는 산업혁명 이후 이산화탄소 농도가 130ppm 이상 상승하며 280ppm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남극 빙하 코어로 이산화탄소뿐만 아니라 남극 빙하의 수소 동위 원소비로 남극의 기온을 추정할 수 있습니다. 남극 온도 자료를 보면 80만 년 동안 8번의 빙하기-간빙기 주기가 나타났습니다.
빙하기(glacial period)는 상대적으로 추운 시기로 빙상이 온대 지역까지 확장된 시기를 말하며 평균적으로 약 9만 년이었습니다. 빙하기 사이에 빙하가 후퇴하고 전반적으로 따뜻한 시기가 있는데 이를 간빙기(interglacial period)라고 하며 이 기간은 1만 년 정도입니다. 간빙기와 빙하기의 기온차는 약 4-5도입니다.
온도에 따라 물에 녹는 정도가 다른 C0₂
흥미로운 것은 이산화탄소와 남극의 기온 변동이 아주 서로 닮아있다는 것입니다.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던 빙하기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고, 기온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간빙기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소풍 가서 김밥과 함께 마셨던 사이다를 기억하시나요. 가방 안에서 따뜻하게 데워진 사이다는 탄산이 빠져 달달한 생수 같습니다. 반대로 냉장고에서 막 꺼낸 사이다를 따 마시면 코끝이 아플 정도로 정도로 탄산이 가득합니다.
이와 같이 이산화탄소는 온도에 따라 물에 녹는 정도가 다릅니다. 바다에서도 마찬가지로 수온이 낮으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바다에 잘 녹습니다. 그래서 기온이 상대적으로 낮은 빙하기에는 심해에 이산화탄소가 많이 녹아들어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낮습니다. 반대로 온도가 높으면 이산화탄소가 물에 잘 녹을 수 없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