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한국 극지연구소 빙하 코어 연구팀이 남극 (Tourmaline plateau)에 빙하 시추 기기를 설치하는 모습
한창희
잭 홀 박사는 남극에 다녀온 후 국제회의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합니다. 그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북극의 빙하가 녹아 아이러니하게도 빙하기가 도래할 것이라고 발표합니다. 그는 왜 빙하기가 오게 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뜬금없이 해양순환을 언급합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전 세계 해양은 해양 표층을 흐르는 표층수와 해양 깊은 곳에서 흐르는 심층수가 서로 컨베이어 벨트처럼 연결돼 전 세계를 돌아다닙니다. 이 해양 순환은 밀도의 영향을 받는데, 밀도를 결정짓는 건 온도와 염분입니다. 온도가 낮고 염분이 높으면 밀도가 높고, 반대로 온도가 높고 염분이 낮으면 밀도가 낮은 것이죠. 그래서 밀도가 높은 물은 바다 깊숙이 천천히 순환하고, 반대로 밀도가 낮은 물은 표층에서 순환합니다.
전 지구 중 해양 순환의 핵심이 되는 지역은 북대서양 지역입니다. 밀도가 높은 심층수가 형성되는 지역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북반구 고위도 지역인 그린란드 주변의 해수는 밀도가 높습니다. 바닷물도 온도가 낮으면 어는데요. 이때 얼면서 물만 얼고 염분은 바다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그래서 그린란드 주변에 차갑고 염분이 높은 심층수가 형성됩니다.
때문에 북반구 대서양 지역을 심층수가 형성되는 지역이라고 합니다. 신기하죠? 우리가 보기엔 그냥 바다인데 바다 깊은 곳을 움직이는 해류가 형성되는 곳이 있답니다. 이 밀도 높은 심층수는 저위도로 이동하여 남극 대륙 주변을 돌고 돌다 다시 북반구로 올라갑니다.
북대서양 고위도에서 심층수가 형성돼, 고위도 해수가 바다 깊숙이 남쪽으로 이동해, 그린란드 주변에 공간이 비었습니다. 이 공간을 따뜻한 멕시코만에서 형성된 표층수인 멕시코 만류가 고위도로 이동해 메웁니다. 이러한 해양 순환을 대서양 자오선의 역전순환(Atlantic meridional overturning circulation, 약어로 AMOC)이라고 합니다.
북대서양 열대지방의 표층수가 북반구로 이동하고, 대서양에서 형성되는 심층수로 인해 차가운 물이 저위도로 이동하며, 전 지구적으로 열과 염분을 교환하는데요. 해수순환 덕분에, 적도는 너무 뜨겁지 않고, 극지는 너무 춥지 않게 만드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