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페이스 메이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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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코치가 또 바뀌게 되었다. 골프를 시작하고 겨우 여덟 번 레슨을 받았는데 두 번이나 레슨 코치가 바뀌었다. 첫 번째 코치에게는 네 번의 레슨을 받았다. 두 번째 코치와 네 번의 레슨을 했을 뿐이다. 갑자기 또 코치가 바뀌게 되어 당황스러웠다.
"회원님, 아쉽지만 코치가 바뀌게 되었어요."
"네? 무슨 일이 있으세요?"
"지난번 코치가 그만둔 후 제가 임시로 추가 레슨을 진행했는데 이번에 새로운 코치가 오게 되었어요."
"그렇군요. 그래도 계속 코치님께 레슨을 받으면 안 될까요?"
"제가 원래 오전에 근무를 하기 때문에 회원님과 시간이 맞지 않아서 어렵겠어요."
"아쉽네요. 코치님에게 계속 배우고 싶었는데..."
"앞으로 오시는 새로운 코치님이 잘 지도해 주실 거예요."
"코치님, 그동안 레슨 감사했어요."
수강생은 코치가 바뀌면 새로운 레슨 방식에 적응해야 한다. 레슨 코치마다 각자 강조하는 부분과 지도 방법이 달라진다. 수강생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지도 방법에 적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새로운 코치의 지도 방식이 맞지 않으면 이전 코치와 새로운 코치를 비교하게 된다.
그러나 새로운 코치와 만나면 적응 시간과 신뢰가 쌓이는 과정이 필요하다. 골프 입문자에게는 코치의 자상한 관심과 섬세한 지도가 골프에 적응하고 운동을 지속하는 힘이 된다. 골프를 시작하고 나의 운동 습관을 점검해 보니 레슨을 중심으로 연습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동안 꾸준히 연습하지 않고 레슨 전날이나 당일이 되어야 마지못해 연습을 했었다.
평소 골프 연습은 충분히 하지 않고 레슨 진도가 빨리 나가지 않는 것이 답답했다. 또한 코치에게 자세의 어색함을 지적받으면 의욕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줄었다. 레슨을 받으면서도 굳이 골프 레슨이 필요한지 의문이 자꾸 들었다. 그런데 골프 연습을 끝내고 몸풀기로 러닝머신을 달리다가 문득 예전 생각이 났다.
풍선을 달고 마라톤을 뛰던 사람들
한참 달리기에 빠져 있을 때 춘천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다. 처음 참가한 42.195Km의 풀코스 완주에 대한 부담감으로 잔뜩 긴장했었다. 한 번도 뛰어 보지 않은 풀코스를 포기하지 않고 완주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경기 전날 잠을 설치고 도착한 경기장에는 많은 인파가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동호인들이 모여서 몸을 풀고 함께 대회를 준비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혼자서 대회에 참가해서 위축되기도 하고 불안했다. 대회 참가 경험이 많은 누군가 옆에서 격려해 주고 조언도 해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긴장된 마음으로 마라톤 출발선에 선 나는 독특한 사람들을 발견했다. 커다란 풍선을 허리에 묶은 사람들이었다. 풍선을 자세히 보니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는 시간이 적혀 있었다. 네 시간, 네 시간 삼십 분, 다섯 시간 등 다양한 완주 시간이 적혀 있는 풍선이 보였다.
그들은 페이스 메이커로 마라톤 대회의 참가자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이었다. 페이스 메이커와 함께 달리면 원하는 시간대에 완주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페이스 메이커는 자신의 기록을 위해서 달리지 않고 마라톤 참가자와 호흡을 맞춰 함께 뛰면서 완주를 도와주는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