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은 구성원 각자가 서로 보완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내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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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는 사람들과 협업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전산 전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취업은 IT계열로 했다. 전산 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이 프로그래머로 먹고 살기란 힘든 일이었다. 학교에서 배운 것이 없었으므로 남보다 더 많이 노력하고, 더 많이 배워야 했다.
일이 맡겨질 때마다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할까 봐 몹시 두려웠다.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다. 그렇다고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었다. 당장 내야 할 월세와 생활비가 나를 출근길에 다시 세웠다. 책에서 보는 코딩과 실제로 코딩을 해서 시스템이 제대로 굴러가는 건 다른 차원이었다. 때론 악몽을 꾸면서 일했다. 프로그래머로서의 일이 적성에 맞고 안 맞고는 나중 문제였다. 일단 회사에서 살아남고 싶었다.
그때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 프로그램을 하나도 할 줄 모르는 나에게 퇴근 후에도 늦게까지 코딩을 가르쳐준 동료가 있었고, 회사 옥상에서 어려움 토로하며 퇴사 이야기를 꺼낼 때, 조금만 더 버텨보라며 토닥여준 선배가 있었다.
사람 때문에 힘든 일도 많았지만, 사람 때문에 힘든 상황도 견뎌냈다. 일도 사람이 하는 것이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잘 맞으면 힘든 상황도 해결점을 찾곤 했다. 하지만, 사람이 잘 맞지 않으면 일은 갈수록 미궁 속을 헤맸다. 그때 깨달았다. 결국 일의 성공은 사람에 달렸다는 것을, 그리고 나 혼자 잘 한다고 일이 잘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나의 모자람을 채워주는 사람이 있었고, 나 또한 타인과 보폭을 맞추어가며 일했다. 기본적으로 회사라는 조직은 일을 잘하는 사람도, 못하는 사람도 각자 자기의 역량만큼 시너지를 내는 곳이었다.
사업을 하면서 회사 다닐 때 생각을 많이 한다. 나 혼자 잘한다고 사업이 잘 되는 것이 아니었다. 마케팅, 판매, 물류, 정산 등 각자의 자리에서 보조를 맞추고 화음을 맞추든 일하는 것이 회사다.
두 번째는 일하는 태도를 배웠다.
나는 일에 대한 몰입도가 종종 지나쳤다. 그러다보니 단점으로 큰 그림을 보지 못할 때가 많았다. 내가 생각한 것을 강하게 주장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때는 화가 났다. 타인의 말과 행동에도 쉽게 상처받고 흥분했다.
다른 사람에게 일을 떠넘기고, 성과가 확실하게 보이는 일에만 나서는 사람들을 미워했다. 실제 일은 하지 않으면서 입으로만 말하는 사람도 싫어했다. 나는 종종 그런 사람들과 부딪쳤다. 덮어두면 될 일도 다짜고짜 따지고 들었다. 사무실에서 큰 소리로 싸우기도 여러 번이었다. 너무 싸우고 다니니 한 번은 사수가 불러서 충고했다.
"이 과장, 싸움을 하려면 무언가 얻을 것이 있을 때 하는 거야. 지금 싸운 건 서로 감정만 상하는 거라구. 손해잖아. 싸움을 걸기 전에 팩트 체크를 먼저 해."
이후에 나는 싸우기보다 협상하려고 노력했고, 논리적으로 설득하려고 노력했다. 완급 조절을 배운 것이다. 이후에도 물론 나는 종종 싸우며 일했지만, 크게 흥분하는 일은 없었다. 싸움의 기술은 흥분하기보다 냉철하게 현재를 파악하고 빠르게 문제해결 점을 찾는 것이었다.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킬 수 있는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