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신청사내에서 실시하는 '독서 증진 프로그램' 신청이 치열해서 금세 마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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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쯤이었다.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젊은 후배 둘이서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다. 평소 같으면 그냥 지나쳤을 텐데 '책'이란 단어에 귀가 쫑긋 했다. 신청은 잘했는지, 어떤 책을 받았는지, 어떤 내용을 작성해야 하는지 제법 심각한 대화가 오갔다.
외부에서 독서 모임이라도 하나 싶어 호기심에 물어보았더니 회사에서 시행하는 '독서 증진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단다. 회사를 나름 오래 다녔으면서도 솔직히 그때 처음 들었다. 사내 게시판에 공지로 등록되어 있다는데 그간 왜 몰랐지.
검색을 해보니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내용을 꼼꼼히 읽어보았다. 사이트에 접속해서 원하는 도서 신청을 한 후 독후감을 작성해서 제출하면 수료시 교육 시간까지 인정해 주었다.
책도 공짜로 받고, 교육 실적도 챙길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였다. 마침 교육 신청 기간도 지나지 않았다. 달력에 빨간색으로 동그라미를 치고 그날이 다가오길 고대했다.
출근해서 다른 일을 처리하느라 정신없을 때 핸드폰 알람이 울렸다. '독서 증진 프로그램' 신청 날이었다. 알람을 설정해 놓지 않으면 그냥 넘어갈 뻔했다. 서둘러 사이트에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하니 정체라도 된 듯 화면 전환이 되지 않았다. 마음이 조급했다. 몇 번을 반복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렇게 한참을 기다리다 겨우 접속되어 도서 신청 카테고리에 들어가 신청했더니 이미 마감이 되었다. 허탈함이 쓰나미처럼 몰려왔다. 후배에게 물어보니 인기가 많아서 쉽지 않다고 했다. 측은해 보였는지 나한테만 알려준다며 비법을 알려주었다. 사전에 접속해서 기다리라는 꿀 조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