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퍼가 들어간 타르타르 스테이크가 제일 맛있었다.
김상희
아니나 다를까 햄버거의 기원이 타르타르 스테이크라고 한다. 13세기 칭기즈칸이 중앙아시아를 넘어 유럽까지 진출했을 때 몽고인들이 전투 중에 먹는 비상식량으로 날고기를 말에 매달고 다녔고 유럽인들이 유목민 타르타르(Tartar) 사람이 먹는 고기라는 뜻에서 '타르타르 스테이크'로 불렀다고 한다. 이렇게 유럽에 전해진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독일의 함부르크(Hamburg) 사람들이, 익혀서 빵에 끼워 먹음으로써 오늘날의 햄버거가 됐다는 설이 있다.
타르타르 스테이크는 평소 육회나 육회비빔밥 등 생고기 요리를 즐기는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입맛에 맞는 음식일 것이라고 장담한다. 사실 유럽 여행 내내 버터와 치즈 또는 고기와 같은 느끼하고 무거운 요리만 먹다가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먹으니 마치 샐러드를 먹는 것처럼 상큼하고 속도 덜 부대꼈다.
프랑스 와인이 만들어지는 환경을 지칭하는 말로 '떼루아(Terroir)'란 말이 있다. 토양이나 풍토를 뜻하는 말 '떼루아'가 포도가 자라는 흙과 바람, 태양, 포도밭의 경사도 등 포도밭을 둘러싼 전반적 환경을 표현하는 단어로 쓰인다고 한다.
부르고뉴 지역 국도를 달리면서 끝없이 펼쳐지는 풀밭에서 방목되는 소를 많이 봤다. 프랑스에서 소 골수 요리라든가 소 내장 요리가 발달하고 심지어 쇠고기를 생으로 먹는 스테이크를 즐기는 것도 이런 프랑스의 환경 떼루아로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이 떼루아에 프랑스의 똘레랑스(Tolerance)가 결합하면 주위에서 구할 수 있는 식재료는 뭐든 요리가 되고 새로운 조리법과 먹는 방법도 폭넓게 포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