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조엘 거리 표지판지난 10월 19일, 그의 고향인 오이스터 베이에 '빌리 조엘 거리'가 생겼다. 타운 관계자와 팬들, 고등학교 밴드의 축하공연이 이어진 자리에 빌리 조엘도 직접 참여해 짧은 연설을 했다. '빌리 조엘 거리'라 쓰여진 옆에 그의 히트작 '피아노맨'의 악보도 프린트되어 있다.
장소영
두 주쯤 전에 지역 뉴스 앵커가 재미있는 멘트를 던졌다. 살아생전에 자신의 이름을 딴 거리를 가지게 되는 행운아가 몇 명이나 있을 것 같으냐고. 빌리 조엘이 그 행운의 주인공이라 한다. 이어서 전해진 '빌리 조엘 거리' 명명식 소식. 미리 알았으면 가봤을 텐데.
'피아노 맨'도 널리 사랑받지만 내게는 '어네스티(Honesty)'가 더 친숙하다. 여중 시절, 한 달에 한 곡 정도 팝송 가사로 영어를 가르쳐 주시던 영어선생님 덕이다. 가을 단풍이 한창이니 이참에 아이들과 함께 그 거리로 드라이브를 해야겠다.
그런데 '피아노 맨'을 휘파람으로 불러대는 큰아이와는 달리 막내가 시큰둥해 한다. 잘 모르는 할아버지 가수라고. 그래? 그렇다면 사춘기 소녀에게 잘 듣는 처방을 하나 해야겠지. BTS 뷔의 기사와 그를 인용한 빌리 조엘의 엑스(옛 트위터)를 보여줬다. 'Butter' 뮤직비디오가 빌리 조엘에게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이었다. 빌리 조엘의 이름을 따라가는 가을 드라이브는 그렇게 기분 좋게 시작되었다.
빌리 조엘의 음악에는 뉴욕이 담뿍 담긴다. 비록 '피아노 맨'은 서부에서의 경험담에서 나오긴 했지만. 내가 사는 롱아일랜드는 그의 고향이자 지금도 그가 살고 있는 맨해튼 동쪽의 섬이다.
어린 시절 빌리 조엘의 관심은 클래식보다 비틀스 그리고 오토바이, 복싱 같은 과격한 운동이었다고 한다. 팝스타가 된 후로는 오토바이에 대한 그의 열정이 수집으로 이어졌다. 오토바이를 몰다 서너 차례 교통사고를 당했었는데, 두 손에 큰 수술을 받을 만큼 중상을 입은 적도 있다.
'빌리 조엘 거리'는 그가 수집한 오토바이와 자전거를 모은 작은 전시장(20th Century Cycles) 앞에 있다. '피아노 맨' 멜로디가 같이 새겨진 표지판을 사진에 담은 후, 전시장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와우. 입이 딱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