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수> 표지
마음의 숲
〈심해수〉의 세계관은 이처럼 육지가 사라진 지구의 모습을 다룬다. 그런데 상상해 보자. 육지가 없는 삶이 가능할까. 육지가 없다면 인류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야 할까.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수많은 인종이 땅을 밟으며 현재도 삶을 이어나간다는 점에서 〈심해수〉의 세계관은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세계이니 기발해 보이기도 한다. 물론, 육지가 없는 인류의 세계관은 낯선 것이 아니다.
오래전 케빈 레이놀즈 감독의 영화 〈워터월드(Water world)〉(1995)도 이런 세계관을 품고 있었다. 지구 전체가 물로 가득 채워진 세계에서, 영화 속 인물은 생존을 위해 발버둥 치는 내용이 그것이다.
이렇게 따져보면 〈심해수〉의 세계관은 낯설지 않다. 결국, 먹고 살아남으려는 인간의 비정한 마음을 비유의 형식으로 담아놓았다는 점에서 '형식'의 변주 이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심해수〉가 의미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작품은 '만화'의 형식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영화와는 차별성을 지니고 있고, 4년 정도의 꽤 긴 시간 동안 독자들에게 꾸준히 매력을 어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심해수〉는 화려한 액션이 인상적이다.
수몰된 인류의 문명, 그 다음
독자들은 갑자기 무슨 이유로 '액션'이 나오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여기 세계관에 따르면 이해가 간다. "100년 전 얼음 유성이 지구에 파편들을 쏟아내며 비가 오던 그때," 불온한 물질이 지구에 떨어졌고, 이 물질로 인해 물고기들이 무시무시한 '괴물'이 되었으며 인간은 이 괴물들과 싸워야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작품은 오염된 괴물 물고기와 바다에서 삶을 살아가야 했던 인간과의 싸움 이야기인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액션'이 부각된다. 그리고 이 액션을 지켜보는 독자들은 〈심해수〉를 손에서 놓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