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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법 반란표 단속하는 '가방끈 긴 조폭'들... 탄핵 기운 느껴져"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조대원 개혁신당 최고위원

등록 2024.05.27 11:39수정 2024.05.2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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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원 개혁신당 대구시당 위원장이 지난 19일 열린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11.48%를 얻어 3위로 최고위원에 선출되었다. 2005년 고향인 경상북도 영천에서 실시된 2005년 재·보궐선거에서 예비후보로 나와 정계 입문한 조 최고위원은 수차례 공천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했다.

당내 선출직이 된 소감이 궁금해 지난 25일 조대원 개혁신당 신임 최고위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해, 당선 소감과 함께 채 상병 특별법 거부권 행사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생각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조 최고위원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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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대원 개혁신당 최고위원 ⓒ 조대원 제공

 
- 19일 열린 개혁신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선출되었는데 소감 부탁드립니다.

"돈과 조직 없이 선거에 임했는데 부족한 사람을 우리 당원들과 국민이 전당대회에서 3위로 최고위원 만들어주신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있어요. 정치 입문한 지 올해가 20년인데 비록 3위지만 선출직으로는 처음 당선되었거든요. 이번 총선에서 대패하고 정치적으로 또 개인적으로도 많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최고위원으로 선출되어 당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정치인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 3위인데 좀 아쉽지 않나요?

"제가 총선 기간에 혼자서 라이브 방송까지 하며 대구에서 아주 힘든 선거를 치렀거든요. 어떻게든 당원들과 국민 또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어 한 표라도 더 얻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는데 그게 이준석 전 대표를 사랑하는 당원들의 심기를 아주 불편하게 만든 것 같더군요. 그래선지 이번 전당대회 때는 '조대원을 응징하자'는 분위기가 아주 강했어요. 때문에 당원들에게 표 얻는 건 기대조차 할 수 없는 분위기였죠. 그러다 보니 5등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늘 가슴에 품고 선거에 임했습니다. 당원 표 얻기 위해 입에 발린 소리 하기보다 제가 평소 가져온 장애인 정책 여성 정책, 또 당에 대한 혁신적인 생각을 소신껏 피력한 게 일반 국민에게 잘 전달된 것 같아요."

- 전당대회의 전체적인 평가는 어떻게 하시나요?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도 있는데.

"3석 밖에 안 되는 미니 정당이니 어쩌면 그건 당연한 일이죠. 예전에 저도 군소정당에서 전당대회 하는 거 아예 관심이 없었거든요. 하지만 당내에서는 의미가 있는 게 개혁신당은 이준석 전 대표를 좋아하는 당원들이 제일 많지만 그래도 다양한 세력들이 모여서 당을 형성하고 있거든요. 그 다양한 색깔의 당원들이 총선 이후 떨어져 나가지 않고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하나의 당으로 묶였다는 겁니다. 투표율이 정당 사상 처음으로 70%가 넘었다는 거 아닙니까? 그런 점에서 당내 흥행은 제법 성공했고 이를 통해 당내에서는 충분한 정치적 의미를 달성했다고 생각해요."


- 당내 사안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김철근 사무총장 연임을 두고 말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사무총장은 허은아 대표도 바꾸고 싶어 했고 최고위원들도 한번 바꾸자고 했어요. 왜냐하면 현 사무총장은 1기 이준석 지도부의 색채가 너무 강해요. 때문에 새로 출발하는 2기에서는 사무총장부터 바꿔서 새로운 리더십을 대내외에 선보이자는 생각이었어요. 하지만 김철근 사무총장의 풍부한 경험이 아직까진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고 당선인들을 비롯한 1기 지도부와의 연결고리도 필요했기에 당분간 당이 안정될 때까진 현 체제로 가자고 결정 내리게 된 거죠."


- 최고위원으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생각이신가요?

"이번에 선출된 최고위원회에서 제가 제일 연장자거든요. 개혁신당은 당선자 평균 나이가 39세고 최고위원들도 30대 한 분, 40대 한 분 그다음에 허은아 대표도 갓 쉰을 넘긴 젊은 나이거든요. 그러니 저는 더 열심히 민심을 살피면서 제2기 지도부에 대한 국민과 당원들의 안정감과 신뢰를 높이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원래는 외연 확장을 위해 지도부 내에서 레드팀 역할을 할까 했는데 당분간은 허은아 대표께 힘을 실어드리는 행보를 해야겠단 생각이 들어요."

"박근혜 탄핵 때 느꼈던 불안한 기운, 최근에 다시 느껴"

- 지금 정치권에서 큰 이슈는 채 상병 특검법인 것 같아요.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특검법에 대해 재의 의결권을 행사했는데 어떻게 보셨어요?

"어제(24일) 제가 최고위원 모두 발언에서도 얘기했지만, 정진석 비서실장이 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 근거를 세 가지로 압축해서 발표했는데 이 접근법에 대한 논리적 비판은 이미 언론에서 다 했기 때문에 제가 굳이 반복하지 않았고요. 대신 대통령실이 현 사태의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어요.

채 상병 사건과 영부인 사건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에서 어떤 논리와 변명을 해도 국민들이 '이제 더는 당신들 말 못 믿겠다. 그러니 대통령의 영향력과 압박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사람들이 수사팀을 꾸려서 진실을 밝혀 달라'는 거거든요. 그러니 대통령실도 그러한 민심의 현 상황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거예요. 그런데도 계속 거부권 행사하잖아요.

그리고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이번 특검 건은 비밀투표 아닙니까? 대통령실에서 반란표가 생길까 걱정해서 의원들 단속하는 모습이 좀 심하게 표현하면 '조직폭력배' 같아요. 배신하면 집단 린치 가하며 보복하고 따돌리잖아요. 그걸 당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서 얘기하는 게 정말로 '가방끈 긴 조폭'이죠. 우리 공동체 전체에 끼치는 해악은 뒷골목 조폭보다 여의도 조폭들이 훨씬 더 심각하거든요. 나라 발전을 가로막고 국민 전체의 삶을 힘들게 하고 있잖아요. 길거리 조폭 때문에 괴롭다는 국민들의 숫자보다 여의도 조폭 때문에 그렇다는 국민의 숫자가 훨씬 더 많지 않나요?

그래서 제가 지난번 최고위 모두발언에서 대통령께 경고를 드렸던 거예요. 그렇게 계속하면 정말로 더 불행한 사태가 생긴다고요. 국민들이 채 상병과 관련한 일련의 사태를 단순히 특검 하나로 보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여당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통령의 남은 임기를 계속 수행하도록 해야 될지 말아야 될지 판단하는 상황까지 갔다는 거죠. 이 국면에서 더 무리수를 쓰면 결국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봉착할 것이고, 그렇게 민심의 분노가 폭발하면 과연 임기를 끝까지 마칠 수 있을까요?"

- 최고위원님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탄핵에 대해 부정적이지 않았나요?

"대통령 탄핵은 안 해야 되는 게 정상 아닙니까? 한국 대통령이 탄핵됐다고 전 세계 언론에 긴급 타전되는 것을 경험해봤는데 그때 우리 국민들의 심정이 통쾌했을까요? 당시 많은 국민은 상당히 착잡하고 우울했어요. 제가 지금은 당을 옮겼지만, 그 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만드는 데 백지장 하나라도 보탰던 사람으로서 그런 불행한 사태가 없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데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될 때 느꼈던 그 불안한 기운을 최근 들어 다시 느끼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지난 24일 최고위원회의 때 '지금보다 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여 국민 모두가 불행해지는 최악의 상황은 제발 피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얘기했던 거예요."

- 군 출신으로 채 상병 사건은 어떻게 보세요?

"있어서는 안 되는 사건이고 지휘관이 더 철저하게 대비해서 인명사고가 나지 않도록 했어야 됐어요. 근데 당시 사단장이 지시한 내용을 보니 계속 언론을 강조하고 언론에 어떻게 비칠지만 신경 썼지 정작 부하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인명 사고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심지어 대대장이 현 상태로는 위험하다고 보고했음에도 그게 묵살되어 버린 건 명백한 지휘관 과실이죠.

그 모든 걸 낱낱이 밝혀서 다시는 이런 비극적 인명손실이 재발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철저히 수사해야 하는 것인데요.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압력을 넣어서 수사한 내용을 왜곡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아닙니까. 요즘은 인명 사고에 대해 과거보다 지휘관에게 책임을 더 엄하게 묻는 추세거든요. 그걸 대통령실이 개입해서 수사 기록을 왜곡시키고, 정당하게 수사한 수사단장이 말을 안 듣는다고 '집단항명수괴'라는 죄목으로 잡아넣으려고 했다는 의혹을 국민들은 이해할 수 없는 거거든요.

이에 더해 진짜로 국민이 분노하게 된 지점은 그러한 대통령실의 압력이 실은 대통령으로부터 시작됐고, 심지어 그걸 감추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이어가며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사용하여 주권자인 국민을 기망했다는 것이죠. 미국 같은 경우에도 과거 클린턴 대통령이 인턴 직원과 스캔들이 났을 때 그 스캔들 자체로는 비난 정도 받는 수준이었지만, 그걸 덮기 위해 위증을 하고 위증을 교사하는 과정에서 탄핵 직전까지 몰렸던 거 아닙니까. 지금 우리도 딱 그 상황인 거예요.

대통령이 부당하게 해병대 수사에 개입하고 압력 넣은 것이 잘못이지만 만일 그런 일이 실제로 있었다고 해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국민께 용서를 구했다면 국민이 탄핵까지 생각하지는 않거든요. 하지만 그걸 숨기기 위해 권력기관을 동원하고 심지어 국민이 부여한 거부권까지 사용한 것이 밝혀진다면 아마도 더는 대통령직을 수행하기 힘들 거란 생각이 들어요. 지금 야당들이 탄핵 얘기를 꺼내기 시작한 게 단순히 정치적 공세 때문이 아니라 이런 민심의 요동을 느끼고 있기에 나오는 것이거든요. 이젠 피하려야 피할 수가 없고 어떻게든 진실을 밝혀 양단간에 끝에 봐야할 시점이 되었단 생각이 들어요."

- 28일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 재의결하는데 어떻게 전망하세요?

"국민의힘에서 저렇게까지 표 단속을 하는데 결국 부결되겠죠.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이라고 하잖아요. 각 헌법기관이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하도록 믿고 가야하는 거 아니에요? 국민의힘이 저리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17표는 끝내 못 모을 것으로 보여요."

- 이게 21대 마지막 본회의라 불출석하는 의원도 있을 것 같은데.

"그걸 없애기 위해서 지금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해서 지도부가 전국으로 의원들 한 명 한 명을 모두 찾아다니며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 거 아닙니까? (21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많은 숫자가 2년 후 지방선거와 다음 국회의원 선거를 생각해야 하는 입장인데 이번 표결에 참가 안 하면 권력자와 강성 당원들한테 찍혀서 배신자 소리 들으며 두고두고 보복당할 게 뻔하잖아요. 그게 두려우니까 대다수는 참석해서 당에서 시키는 대로 하겠죠."

"국힘 지지, 빠르게 무너져 내릴 것... 민주당보다 상대하기 쉬워"

- 박근혜 정부에서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렀던 정호성 비서관이 대통령실 시민사회 비서관에 임명됐는데.

"당연히 정치적 의도가 있죠. 그걸 통해서 강성 보수지지층이라도 확실히 자기편으로 붙잡아두려는 거 아니겠어요? 하지만 제가 봤을 때 대구경북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바라보는 마음과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보는 마음은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이번에 대구 수성을 지역구에 출마하면서 보니까 박근혜 대통령은 '잘했든 못했든 우리 편'이란 생각이 강하지만 윤석열 대통령한테는 그런 마음이 없어요. 기껏 해봐야 '전라도가 저리 뭉치는데 우리 경상도도 국민의힘 중심으로 뭉쳐야지'란 생각 정도예요. 그 국민의힘이 내세웠던 인물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이었던 거고요. 하니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대구경북과 강성 보수층의 지지는 한번 무너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이 빨리 무너져 내릴 거예요. 지지기반이 그만큼 취약하다 보니 지금 잡을 수 있는 줄은 모두 잡아보려는 의도 같은데, 글쎄요 그게 효과가 있을까 싶네요."

- 정부에서 설익은 정책 내놨다가 철회하는 경우가 계속 생기는데 이건 어떻게 보세요?

"총선에서 국민이 범야권에 192석을 몰아준 최악의 상황에서 이런 설익은 정책 발표로 국민의 혼란과 어려움이 가중되면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불신과 불안은 더더욱 폭발적으로 증가하지 않겠습니까. 평생 검사만 해서 전혀 준비가 되지 않는 사람이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이렇게 어렵게 한다는 반대쪽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겠죠. 그러면 국민들 역시 정말 이 상태로 계속 가야 될지 말아야 될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점이 분명 오게 될 것이고요."

- 왜 자꾸 이런 일이 나올까요? 국민의힘은 여당 경험이 있으니까 웬만큼 알잖아요.

"국민의힘은 집권 경험이 있지만 현재의 국민의힘 의원들은 전부 영남과 (서울)강남에서 공천 받아서 당선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국민의 평균 민심 같은 건 잘 몰라요. 이번에 대구에서 선거를 뛰어보니 수도권과 생각의 차이가 커도 너무 커다는 걸 절감할 수 있었어요. 대구경북에서 국회의원 다섯 번 여섯 번을 해도 절대 전국적 인물이 되지 못 하는 이유가 한 눈에 딱 들어오더군요. 그런 사람들이 현재 국민의힘 주류고 당내 실력자들이니 말 다 한 것 아니겠어요?

과거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 같은 소장파들이 활동했고, 이명박 박근혜 같은 대권후보군이 치열하게 당내 경쟁을 펼치던 한나라당 시절이랑은 달라도 너무 다른 당이 되어버렸어요. 게다가 특검 때문에 이번 총선에선 대구경북의 현역 교체율이 역대 최저였잖아요. 전부 대통령하고 가까운 충성파들로 채워놨으니 21대 국회보다 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수준은 더 떨어질 게 분명하고요.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힘은 당장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또 민주당에게 대패할 거예요.

개혁신당이 1차 목표를 국민의힘 먼저 잡는 것으로 정한 데는 그만큼 국민의힘 상대하기가 민주당보다는 훨씬 더 쉽기 때문인 거거든요. 대구경북 제외한 다른 지역에선 혹 민주당에 지더라도 국민의힘을 꺾고 2등으로 지는 걸 목표로 세운 이유는 그만큼 국민의힘이란 정당이 만만하고 약하단 소리예요. 자기가 모시던 대통령을 잡아넣은 검사를 자기 당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게 저 사람들이잖아요. 따라서 2027년 대선을 앞두고 끝내 자체적으로 대권 후보를 못 찾으면 우리 개혁신당에게까지 구조의 손길을 내밀고도 남을 사람들이에요, 저 사람들은요."
#조대원 #개혁신당 #채상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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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와 이영광의 '온에어'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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