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나누는 분리장벽이스라엘 국가 안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쪽에 위치한 서안지구의 분리된 팔레스타인을 만들었다.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테러로부터 이스라엘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2002년에 서안지구와 이스라엘을 둘러싼 분리장벽을 쌓았다. 잿빛의 분리장벽은 마치 콘크리트 감옥처럼 보였다.
신예진
팔레스타인 구역에 가까워져 오니 잿빛의 분리 장벽이 보인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테러로부터 이스라엘 주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2002년에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와 이스라엘을 둘러싼 분리 장벽을 쌓았다.
1948년 발생한 1차 중동전쟁을 시작으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4차례에 걸쳐 갈등을 이어왔다. 무장한 이스라엘 군인을 지나치며 이스라엘에 있을 때와는 사뭇 다른 긴장감을 느낀다. 장벽이 마치 콘크리트 감옥과 같다고 생각하는 찰나, 이스라엘 군인이 차창 너머로 우리를 향해 총구를 겨눈다.
예상 못한 상황에 깜짝 놀란 나는 다급하게 모타에게 군인이 총구를 겨누는 이유를 물었다.
"그야 우리가 팔레스타인 사람이기 때문이지."
단지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이유로 위협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놀라는 나에게 모타는 자신이 유년 시절에 친구가 미사일로 죽는 장면도 목격했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군인을 지나치며 이야기를 더 물으니, 그는 씁쓸한 표정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탕탕탕'... 총소리를 들으며 자란 유년 시절
끊임없는 전쟁 속에서 태어나고 자란 모타는 어려서부터 조종사를 꿈꿨다. 공항이 없는 팔레스타인에서 다른 나라로 가는 방법이 그에게 주어진 최선이었다. 학생비자를 받아주는 곳을 찾던 중, 스웨덴에서의 교환학생 기회를 잡아 출국길에 올랐단다.
그러나 스웨덴에서 전공을 살리는 것의 어려움을 느껴 택시 운전사로 일을 시작해 여기까지 왔다. 스웨덴에서 결혼해 가정을 꾸렸지만, 그의 부모님은 비자 문제로 스웨덴에 오지 못한다. 모타가 말하는 휴가마다 부모님을 찾아뵙는 이유를 듣던 중에, 밖에서는 갑자기 총격 소리가 울렸다. 급기야 삼엄해진 분위기에 놀란 채로 창문 밖을 보며 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군인이 팔레스타인 아이를 겨냥해 위협을 주기 위해 총을 쏜 거야. 아이가 돌을 던졌거든."
단순히 돌을 던진 아이를 위협하기 위해 탄환을 발포했다는 사실, 이는 오랜 갈등이 얼마나 첨예하게 대립하는지 보여주었다. 충격과 함께 머릿속에 울리는 총성 소리는 여전히 진행 중인 팔레스타인-하마스 전쟁을 연상시켰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나를 보며 모타는 '그야 우린 팔레스타인인이니까.'를 다시금 언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