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말씀"이 큰 배에 휠체어 탄 사람이 나밖에 없네. 출세했다."
한성은
부모님은 이대로 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좋아하실 것 같았다. 우리는 분명히 30분 전까지만 해도 페리를 탈 수 있을지도 모른 채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동생의 운전 실력에 우리 여행의 모든 것을 걸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단 30분 만에 지옥행 캠핑카에서 천국행 페리로 바꿔 탄 것이다. 무엇보다 날씨가 좋았다. 여행의 8할은 날씨다. 저녁 8시가 넘었지만, 백야 기간이라 하늘은 여전히 푸르렀다. 갑판에서 멀어지는 덴마크 땅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었다.
행복, 사랑하는 사람들, 음식
배가 출항하자 다른 승객들은 저녁 뷔페로 가거나 스낵 코너에서 핫도그와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얇은 피자 한 판이 200DKK(약 4만 원) 정도로 비싼 것도 문제였지만, 우리 가족은 피자와 핫도로 저녁 식사를 해결할 정도로 세련된 사람들이 아니었다.
우리는 선실로 돌아가 엄마가 캠핑카에서 미리 챙겨 온 음식으로 저녁 식사를 했다. 비닐봉지에 든 찬밥 덩어리와 김치, 콩잎, 멸치볶음은 1,000km를 달려온 피로를 모두 날려버리는 최고의 만찬이었다.
여행 내내 즐거웠지만, 페리의 저녁 식사는 특별히 기억에 남는 행복한 순간이었다. 행복학 권위자인 연세대학교 서은국 교수는 <행복의 기원>에서 행복이 무엇인지 한 줄로 요약했다.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