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도래지이자 세계적 습지 앞에서 강렬한 조명이라니.
김종원
사진은 오후 6시 30분경 찍었다. 어둠 속에서 화려한 조명을 한 간판이 빛을 내뿜고 있었다. 김 전 교수의 말이다.
"이것이 지금 세계적 자랑거리인 달성습지 코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겨울철새들이 날아오는 시기에, 철새도래지 달성습지 앞에서 무슨 짓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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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자원공사 자회사가 세계적인 습지 앞에서 화려한 조명쇼를 벌이며 호객 행위를 하고 있다. ⓒ 김종원
사실 이러한 민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대구환경운동연합 또한 수자원공사의 자회사가 벌이는 수상레저사업에 대해 크게 우려하면서 시정을 요구하는 공문을 지난 2023년 11월에 보낸 바 있다.
야생동식물들의 서식처이자 흑두루미 같은 희귀 겨울철새들이 도래하는 철새도래지인 이곳에서 벌이는 수상레저사업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사업 철회를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낙동강 강정고령보와 디아크에 인접한 달성습지는 수많은 야생동물들의 서식처로서 중요한 생태공간입니다. 이런 달성습지 앞에서 환경부 산하기관인 수자원공사의 자회인 '수자원환경산업진흥'에서 오리배와 동력선 사업을 수년 전부터 시행해오고 있습니다.
오리배들은 달성습지 인근을 돌아다니며 달성습지의 야생 생태계를 교란시켜오고 있고, 계류장 역시 그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습지 바로 초입에서 오리배와 동력선 운행은 적합하지 않습니다.
특히나 10월 말부터 달성습지에는 겨울철새들이 도래하는 시즌이고 대표적으로 흑두루미와 고니 같은 멸종위기종에서부터 다양한 겨울철새들이 겨울을 나기 위해서 달성습지를 찾는 계절입니다. 희귀 조류인 흑두루미가 달성습지를 찾아 내려오는 곳이 바로 오리배를 운항하는 동선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오리배들은 달성습지의 깃대종이라 할 수 있는 흑두루미의 도래를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달성습지 야생 생태계가 교란당하지 않도록 귀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오리배와 동력선 사업을 중단해줄 것을 공식 요청을 드립니다. 대구의 상징적 생태공간인 달성습지 생태계의 평화와 안녕을 위해서 환경부 산하 수자원공사의 자회사인 귀사의 전향적인 결단을 요청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