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신공항 건설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행동’은 5일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에서 규탄 집회를 열었다.
이경호
"우거진 100년 숲을 파괴하고, 자연생태도 1등급 산을 폭파하고, 수심 100m 이상의 바다를 매립하는, 이 돌이킬 수 없는 생태 학살 범죄를 멈춰야 한다."
"부산의 마지막 남은 보물섬을 파괴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 과정을 그냥 지켜볼 수만은 없다."
"우리는 기껏 5년짜리 정권에게 천혜의 자연을 망가뜨리는 권한을 준 적 없다."
"세계는 개발이 아니라 돌봄, 나눔, 순환의 길로 걸어가고 있는데, 도대체 대한민국 정부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5일, 세종시 국토교통부(국토부) 청사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 쏟아낸 날선 발언들이다. 이날 '가덕도신공항 건설 백지화 촉구 전국시민행동'(시민행동)은 국토부가 4차례에 걸쳐 유찰된 가덕도신공항 건설 부지조성공사의 입찰에 응한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한 것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특히 "4번의 유찰은 셈 빠른 건설사마저도 가덕도신공항 사업이 얼마나 무모하고도 위태로운지를 인정했음을 의미하는데도, 국토부가 이를 무시한 것"이라며 "10조 5천억원의 예산이 책정된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면 사업비가 상승하고 지역경제 성장과는 무관한 대기업 특혜만 난무할 것"이라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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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행동은 이날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세종시 국토부 청사 앞으로 이동해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정규석 녹색연합 사무처장의 사회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집회에서는 규탄 발언뿐만 아니라 공연과 종교의식이 어우러졌으며, 거리 행진과 국토부 면담도 진행됐다.
우선 국토부는 지난 10월 12일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입찰 참가자격 사전 적격심사' 입찰을 통해 현대건설 컨소시엄과 수의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전에는 입찰 참가 업체가 없거나, 단독 응찰로 4차례 유찰된 바 있다. 현대 컨소시엄은 2·3·4차 입찰에 단독 응찰했었다.
이날 집회에서는 국토부의 수의계약을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첫 발언자인 강호열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 공동대표는 "가덕도 국수봉과 연대봉을 무너뜨려서 수심 100m, 200m의 바다를 메우는 어처구니없는 토목 공사 계획 앞에서 참담한 분노를 금할 길 없다"면서 "4번이나 유찰됐는데 국토부는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서 10조원이 넘는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강행하고 있다"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