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6월 22일 두산에너빌리티 방문 당시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해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장 방문 당시 상황을 KTV는 "두산에너빌리티 방문한 윤 대통령!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또 약속했다! 윤석열 대통령 창원 원전산업 협력업체 현장 방문 간담회 풀영상(https://www.youtube.com/watch?v=VWIP_JVV6Lk)"이란 제목으로 전했다.
KTV
윤석열 대통령 일정을 주위에 공유하고 주식 매수를 조언한 정황이 담겨 있는 명태균씨 녹취록이 공개됐습니다. 2022년 6월 22일 윤 대통령은 창원의 두산에너빌리티(전 두산중공업)를 방문했는데, 이틀 전 명씨가 강혜경씨와 한 통화 과정에서 "22일에서 25일 사이 대통령이 내려온다고 연락이 왔다.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면 안 된다"며 "가만히 쥐고 있으면 6∼7만 원은 간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당시 두산에너빌리티 주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하락세를 보이던 주가가 윤 대통령의 방문 이후 급상승했다는 보도도 많이 나오고 있는데요. 실제 어땠는지 2022년 1월부터 두산에너빌리티 주가(종가 기준)를 살펴봤습니다.
2022년 1월 초 2만 원대였던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그 후 약세를 보이며 2월 15일 기준 15,45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그랬던 주가가 2월 말부터 다시 2만 원대를 회복합니다. 내부적으로는 산업은행·수출입은행의 채권단 관리체제 종식과 함께 사명을 두산에너빌리티로 바꾼 상황, 외부적으로는 윤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탈원전 폐기' 공약을 부각한 상황 등이 맞물렸습니다. 2022년 3월 10일, 그러니까 대선 다음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21,100원이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윤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까지 계속 이어졌습니다. 대통령 취임식 당일(5월 10일)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20,450원이었고, 5월 31일 기준 20,750원이었습니다. 6월 들어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는데요. 당시 두산에너빌리티의 자회사 매각 상황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그해 6월 20일, 그러니까 명태균씨와 강혜경씨가 윤 대통령 일정을 공유한 그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6,400원이었습니다. 이틀 후 윤 대통령이 두산에너빌리티를 방문한 날 주가는 16,050원으로 2022년 2월 15일(15,450원) 이후 가장 바닥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창원 방문 현장에서 '탈원전 정책'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표현하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도 "최대한 시간을 단축해 추진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습니다. 당시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윤 대통령은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에게 현황 보고를 청취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도 했습니다.
대통령 : "그럼 언제부터 스톱이 된 거지?"
관계자 : "2017년부터 스톱이 됐습니다."
대통령 : "거기 투입된 비용이 어느 정도예요?"
관계자 : "만약 발전소가 취소되면 그때 4900억 원 정도 손실을 보도록 그렇게 돼 있습니다."
대통령 : "정부 상대로, 그건 받아내야 되겠네."
그리고 2022년 6월 29일, 이날은 당시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첫 국외 출장을 갔던 체코에서 원전에 대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날입니다. 그날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19,800원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이 창원에 방문했던 날(6월 22일)로부터 일주일여 만에 3,750원이나 올랐던 것입니다.
2024년 11월 13일 종가 기준,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20,750원입니다. "6∼7만 원은 간다"는 명씨의 장담과는 달리 아직까지는 윤 대통령 취임 당시와 큰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두산에너빌리티가 주주들에게 불리한 자회사 합병 등을 추진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는 것이죠. 이 프로그램의 최우선 가치는 주주 가치 제고, 두산에너빌리티는 관련 계획을 공시하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