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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명사수' 김예지, 수십킬로 고갯길 자전거 출퇴근

세계가 열광한 엄마 사격 선수, 어떻게 탄생했나...임실군청 동료들이 전한 그의 이야기

등록 2024.08.02 10:05수정 2024.08.0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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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엄마 사격선수 김예지 훈련 장면

엄마 사격선수 김예지 훈련 장면 ⓒ 임실군청 홍보실

 
a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가 사격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가 사격을 하고 있다(사진 오른쪽). ⓒ 임실군청 홍보실 제공

 

ⓒ 최주혜

  
특유의 '쿨함'만이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31) 선수를 만든 것이 아니었다. 김예지 선수의 동료들은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의 밑바탕에서 이뤄낸 값진 결실"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 선수의 소속팀 전북 임실군청 동료 선수들이 내놓은 평가다. 

김예지 선수를 향한 전세계적 관심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김예지 선수의 선전이 전세계적으로 알려지면서 김 선수를 향한 주목도가 상당히 커졌다. 7월 28일 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10m 결선(프랑스 샤토루 사격센터)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김예지 선수를 향해서 "영화 캐릭터 같다", "아우라가 있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여성" 등 평가가 뒤따랐다.
 
a  7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 앞서 주어진 5분 연습에서 김예지가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7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 앞서 주어진 5분 연습에서 김예지가 과녁을 조준하고 있다. ⓒ 연합뉴스

  
CNN은 7월 31일(현지시각) '인터넷은 한국의 사격 신기록을 수립한 올림픽 선수에게 반해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예지를 "믿기지 않을 만큼 멋진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김예지의 출전한 경기 내내 흔들림 없는 표정뿐 아니라 검은색 외투, 사격화, 주머니에 있던 봉제 인형도 세계인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

이미 김예지 선수는 주목을 받고 있었다. 국내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으로 주목을 받았음은 물론이고, 지난해 5월 열린 ISFF 바쿠 월드컵 사격대회 25m 화약 권총 종목에서 1위를 차지, 같은 대회 10m 공기권총 종목에서도 2위를 기록했었다.

'엄마 사격선수'
 
a  지난 4월 16일 심민 임실군수가 제33회 파리올림픽 사격 국가대표에 선발된 임실군청 사격팀 김예지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지난 4월 16일 심민 임실군수가 제33회 파리올림픽 사격 국가대표에 선발된 임실군청 사격팀 김예지 선수를 격려하고 있다. ⓒ 임실군청 홍보실 제공

 
전세계적 관심에서 한 걸음 더 들어가면 김예지 선수의 스토리를 볼 수 있다. 김예지 선수는 임실군청(군수 심민) 소속 '엄마 사격선수'다. 임실군청 사격팀 소속으로 7년째 활약하고 있는 김 선수는 2018년 말 결혼·육아로 선수 생활을 잠시 접었었다. 당시 새로 부임한 임실군청 사격팀 곽민수 감독의 적극적 권유로 2019년 4월에 선수 생활에 복귀하고 재도전해 지금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스포츠계에서는 여성 선수가 결혼·출산·육아와 선수 생활을 병행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있는데, 임실군청은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꾸준히 지원했다. 김예지 선수는 아이를 키우면서도 주말에도 거의 쉬지 않고 훈련에만 매진했다. 그 결과 2022년부터 기록이 상승하면서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a  전북 임실 백련산 기슭에 위치한 전북종합사격장.

전북 임실 백련산 기슭에 위치한 전북종합사격장. ⓒ 이완우


김예지 선수가 그동안 훈련했던 곳은 전북특별자치도종합사격장(아래 전북종합사격장). 이곳은 전북 임실군 청웅면에 자리 잡고 있다. 섬진강 상류와 옥정호를 휘돌아가는 수려한 백련산(759m) 산기슭에 국제 규격의 10m 사격장, 25m 사격장, 50m 사격장과 클레이 사격장을 보유하고 있다. 클레이사격과 10미터 사격 등은 일반인들에게도 개방돼 있다.

지난 1일 오후 김예지 선수의 '요람'인 전북종합사격장을 찾았다. 현장에서는 여느 날처럼 사격 훈련이 이어지고 있었다. 임실군청 사격팀 동료인 황성은, 윤선정, 이시윤 세 선수는 사대에서 진지하게 사격 훈련에 임하면서, 김예지 선수의 선전을 응원하고 있었다. 


전주-임실 수십 km 거리, 자전거로 출퇴근하기도
 
a  임실 전북종합사격장에서 임실군청 사격팀 동료들 훈련하며 김예지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임실 전북종합사격장에서 임실군청 사격팀 동료들 훈련하며 김예지 선수를 응원하고 있다. ⓒ 이완우

 
a  1일 기자와 인터뷰한 임실군청 사격팀 동료 황성은, 윤선정, 이시윤 세 선수.

1일 기자와 인터뷰한 임실군청 사격팀 동료 황성은, 윤선정, 이시윤 세 선수. ⓒ 이완우

 
임실군청 사격팀 동료들은 입을 모았다.

"김예지 선수가 현재 파리 올림픽에서 이루고 있는 성과는 꾸준한 훈련, 끊임없는 노력과 열정의 밑바탕에서 이뤄낸 값진 결실이에요."


"김 선수는 목표를 설정하고 사격 훈련에 매진하다가도 목표를 달성하지 못 하면 점심 식사도 거르는 때가 많았어요."


김 선수의 강인한 체력과 흔들리지 않는 정신력은 '자전거 출퇴근'에 있었음을 알 수 있는 이야기도 나왔다. 임실군청 사격 선수들을 취재하기 전 만난 임실군 공무원들은 "김예지 선수가 상당기간 전주에서 임실의 전북종합사격장까지 자전거로 출퇴근했다"고 말했었다. 이 말이 사실인지 물으니 동료 선수들은 "맞다"고 확인해줬다. 참고로 전주에서 사격장까지는 40km에 달하는데 전북 동부의 수많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김예지 선수는 오늘(아래 한국시각 2일)부터 파리올림픽 금빛 과녁을 정조준한다. 김 선수의 주종목인 25m 화약 권총 종목 본선이 2일부터 시작되기 때문. 결선 경기는 3일이다. 김 선수는 이 종목에 양지인(21, 한국체대) 선수와 함께 나선다.
#김예지 #전북종합사격장 #임실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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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관광해설사입니다. 향토의 역사 문화 자연에서 사실을 확인하여 새롭게 인식하고 의미와 가치를 찾아서 여행의 풍경에 이야기를 그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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