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햇살을 가득 머금은 함치르르한 햅쌀밥.
들녘에 누렇게 익은 벼는 도시인을 쉬이 고향마을로 끌어 간다. 저녁밥 짓느라 마을에 연기가 자욱하다. 풋고추 숭숭 썰어 넣은 시골된장 시래기국과 무생채에다 갓 찧은 햅쌀로 함치르르 윤기 도는 밥 한 그릇이 기다리고 있으니 집으로 돌아가는 농부의 발걸음은 자못 바쁘다.
농사라 하면 으레 쌀농사를 떠올릴 만큼 쌀은 우리 민족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생명줄이다. 먹을 것 많은 요즘에야 쌀 없어도 며칠 거뜬하지만 밥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여전하다.
70년대 후반 통일벼는 식량난 해결에 일등공신이었다. 비싸다는 유기농쌀 밥 한 그릇 값이 버스 타는데 드는 600원의 절반 치인 311원인데도 쌀값을 들먹인다.
햅쌀 나오는 철이다. 햅쌀은 묵은 쌀로 밥할 때보다 물을 적게 부어야 한다. 햅쌀밥은 밥알이 기름지고 톡톡 튀어나온 모양이 마치 서로 다투는 것 같다. 예전엔 1년 묵은 쌀로 주로 떡을 해 먹었다.
햅쌀과 묵은 쌀, 멥쌀과 찹쌀 그리고 흑미, 백미에다 오분도미와 현미 등 쌀 이름도 여러 가지고 지역에 따라 경기미니 오대쌀이니 이천쌀이니 하여 각 산지를 따서 쌀의 특성화를 꾀하고 있다.
안남미 등 수입쌀은 가늘고 길 뿐만 아니라 밥을 했을 때 찰기가 떨어져 올림픽 같은 국제 행사에 우리 선수들의 입맛을 앗아가는 일이 더러 있었다.
한살림 등 환경농법 쌀은 농약과 화학비료를 전혀 치지 않는 유기농쌀과 무농약쌀이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가 받은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쉽게 쌀벌레가 생기는 것을 볼 수 있다.
모내기 뒤 수확까지 농약통을 지고 다니는 농사와 달리 유기농쌀은 오리와 우렁이가 농삿일을 척척 해낸다. 김을 매고 해충을 잡아먹을 뿐 아니라 배설물을 소중한 거름으로 논에 뿌려준다. 농약을 쓰지 않는 농민들은 금수강산을 지키고 미래세대를 생각하는 환경운동가다.
이 좋은 밥을 먹게 해준 생산자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가뜩이나 유전자조작농산물이니, 환경호르몬이니, 납과 수은이 든 수산물 때문에 불안한 이 시기에 외식할 일이 없어졌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덧붙이는 글 | <한살림 무농약 쌀>
백미 8kg 29,500원
현미 4kg 14,200원
오분도미 8kg 29,500원
오분도미 4kg 14,800원
찹쌀백미 4kg 15,500원
찹쌀현미 4kg 14,800원
흑미 1kg 7,300원
밥상살림 농업살림 생명살림 (사)한살림 02-3486-9696 http://www.hansalim.or.kr 김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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