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뜸으로 뱃살을 뺀다

메리디엄 건강센터 탐방기

등록 2007.04.26 12:16수정 2007.06.1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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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들 어디에 가도 널려있는 야생 쑥 ⓒ 김영조

'쑥'은 단군신화를 시작으로 우리 겨레와 함께 해온 식물이다. 삼국유사 (三國遺事) 에는 "時神遺靈艾一炷 蒜二十枚日(시신유령애일주 산이십매일)" 즉, '쑥 한 묶음과 마늘 스무 개를 주면서'라는 단군의 어머니가 사람이 되기 위해 먹었던 마늘과 쑥 이야기가 나온다. 단군의 어머니가 쑥을 먹고 사람이 되었으니, 우리 몸에는 쑥의 성분이 흐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쑥은 보통 들판의 양지바른 풀밭에 나는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로서 38종이 있는데 각각 모양과 향기, 성분 등에서 차이가 난다. 우리 겨레는 어린 쑥으로 떡을 해먹었음은 물론, 갖가지 형태로 조리해 먹거나 뜸, 목욕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쑥은 악귀를 물리치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쑥은 무엇보다도 약초의 하나로 뛰어난 약효 때문에 '의초' '영초' 또는 '천연초'라는 이름으로도 불렀다. 그것은 폐허에서도 잡초처럼 살아남는 쑥의 끈질긴 생명력 때문이라고 한다. 우리 땅 어디고 쑥이 돋아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쑥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의 잿더미 속에서 가장 먼저 피어오른 식물이 쑥이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히말라야 4000미터 고지에서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까지400여종의 쑥이 존재하고, 국내에는 250여종의 쑥이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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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뜸을 뜨기 위해 김영안 원장이 콩기구 쑥뜸기와 쑥뜸을 배에 올리고 있다. ⓒ 김영조

쑥은 물론 떡과 국 등 여러 가지 음식에 활용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뜸을 뜨는 재료이다. 뜸은 약물을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태우거나, 태운 김을 쏘여 온열(溫熱) 자극을 줌으로써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온열치료법의 하나이며, 구요법(灸療法)이라고도 한다.

약으로 쓰는 쑥은 음력 3~5월 사이에 신선한 쑥을 채취하여 3년을 그늘에서 말려 쓴다. 좋은 품질일수록 오래 타며 향이 좋지만, 뜸중에 덜 뜨겁고. 만성적으로 몸이 차거나 허(虛)한 경우에 뜸을 많이 뜨지만 실(實)한 병에는 나쁜 기운이 밖으로 나가게 하고 맺혀 있던 열기를 끌어내어 바깥으로 빠져나가게 하는 효능이 있다.

뜸의 기원은 확실하지 않으나, 원시 시대에 병을 앓을 때 불을 가까이 하자 증상이 없어지거나 줄어든 경험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짐작된다. 가장 오래 된 중국의 의학서 ‘황제내경’에 그 치료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이후의 의학 서적들에 침과 함께 질병을 치료하는 선행요법(先行療法)으로서 임상적인 경험을 소개하고 있다.

뜸의 성능은 온열 자극을 주어 원적외선의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그 특징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배나 손발이 찬 경우에 효과가 있는데, 시술시 기운을 보충해 주는 효능이 있어서 허약성 질환이나 만성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리고 세포 조직의 기능 촉진, 면역 기능 강화, 적혈구의 혈색소 증가, 지혈, 진통, 병리 조직 제거 등의 작용이 있으며, 고혈압, 동맥경화증, 빈혈증, 위궤양, 두드러기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뜸의 한자말인 ‘구(灸)’는 久(오랠 구)와 火(불화)가 합쳐진 낱말로 불씨가 천천히 오래 동안 탄다는 뜻이다. 밥을 잘 하려면 뜸을 들여야 하는 것처럼 뜸도 역시 천천히 뜨겁게 해서 병을 고치는 치료법이라고 보면 된다.

뜸에는 직접뜸과 간접뜸이 있는데 직접뜸은 말린 쑥을 적당한 크기로 만들어 해당 경혈(經穴)위에 놓고 태워서 그 열기를 직접 자극하는 방법이다. 또 간접뜸은 피부 위에 직접 놓지 않고 생강, 마늘을 얇게 잘라놓거나 다른 기구를 놓고, 그 위에 뭉친 쑥을 태우는 것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직접뜸은 물집이 생겨서 상처가 나게 하여 온열감이 속으로 깊이 침투하도록 했지만 최근에는 뜨거움과 흉터가 생기는 문제로 간접뜸을 많이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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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쑥뜸기로 쑥뜸을 뜨는 모습 ⓒ 김영조

그런데 요즈음 쑥뜸으로 뱃살을 빼준다는 곳이 생겼다. 김영안 원장이 운영하는 서울 여의도의 메리디엄 건강센터가 그것이다. 평소 쑥뜸에 관심이 있던 나는 그 소식을 듣고 무작정 찾아가서 쑥뜸을 경험하고 얘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외모가 경쟁력인 세대에 피부나 다이어트는 필수인 요즘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뱃살을 빼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한다. 뱃살과의 전쟁을 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뱃살을 빼는 것은 미용상의 목적이 크지만 사실은 정신을 다스리고, 얼굴과 이미지를 관리 하며, 건강을 지키는 등의 복합적이고 중요한 일이어서 다른 방법보다는 쑥뜸이 아주 적절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쑥뜸도 연기와 뜨거움 때문에 기피하는 사람이 많다. 이에 김영안 원장은 좀 더 효과적이면서도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 쑥뜸을 고민하게 되었다고 한다. 시중엔 간접뜸 기구도 참 많다. 그런데 그 기구들이 부분적으로 한계가 있어 효율적이지 못했지만 김영안 원장은 간접뜸 기구를 콩으로 만들면서 안정적인 방법에 대해 연구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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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간접 뜸기구들 ⓒ 김영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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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안 원장이 콩으로 만든 간접 쑥뜸기에 쑥뜸을 얹은 모습 ⓒ 김영조

“다른 기구들에 비하면 비교적 넓고 큰 것은 물론 한쪽으로 약간 기울어지게 해 배 위에 놓더라고 옆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고안되었으며, 재도 콩기구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도록 했습니다. 더구나 콩의 효과로 인해 몸에 영양소를 공급해주며, 절연체여서 몸에 열을 전달하지 않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이렇게 김영안 원장이 소개하는 이 콩기구 쑥뜸기는 2004년 8월에 실용신안등록(제0356765호)을 받았다. 6개월의 숙성 기간을 거치고 수작업으로 만들어 6개월 이상의 자연 건조를 거치는 까다로운 과정이다 그것도 봄가을 건기에만 작업이 이루어지는데 이는 높은 습도에 부패하거나 벌레가 생기는 것을 피하기 위함이다

김영안 원장의 씀뜸법은 기구 말고도 좀 더 독특한 데가 있다. 일반적으로 뜸을 경혈자리에 놓지만 그는 비교적 넓은 ‘복부진단점’이란 것을 개발하여 그 부위에 뜸을 한다. 그것은 효과가 광범위 하게 나도록 하기 위함과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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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안 원장이 개발하여 쑥뜸을 뜨는 '복부진단점' ⓒ 김영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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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안 원장이 낸 책들(왼쪽, "얼굴이 아름다워지는 뱃살 디자이너" / 오른쪽, 예뻐지는 경락이야기") ⓒ 김영안

또 배 위에는 수건을 깔고 그 위에 콩받침대를 놓는다. 그 까닭은 쑥을 완전히 연소시켜 쑥아로마가 대뇌변연계에 효과를 주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뜸의 재료인 쑥은 품질이 뛰어난 국내산 쑥을 쓴다

“10대 후반까지 몸이 아주 허약해서 ‘어떻게 하면 건장해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최면, 관상, 지압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습니다. 그 뒤 군대생활을 한방지압특과로 근무하는 등 오랫동안 지압을 해왔지만 건강과 예뻐지고 싶은 욕망에 대해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쑥뜸을 연구하게 되었지요.”

물론 처음엔 기미만 없애보고자 했는데 점차, 뱃살도 빠지고 얼굴이 젊은 시절의 예쁜 이미지로 바뀌는 결과를 얻었으며, 건강이 좋아지는 것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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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을 하는 메리디엄 건강센터 김영안 원장 ⓒ 김영조

그는 말한다. “쑥뜸을 하면 무조건 뱃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중성체질로 바꿔 마른 사람은 살이 찌게 하고, 살이 찐 사람은 살이 빠질 수 있게 해줍니다. 그래서 쑥뜸은 부작용이 없으면서도 하루 30분씩 뜸을 떠서 20~30일이면 웬만한 뱃살은 빠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숙뜸이 좋은 점은 쑥뜸을 하는 동안에 절제. 절식하는 자연스런 반응이 오기 때문에 건강과 뱃살 빼기에 도움을 줍니다.”

그러면서 그는 아무리 쑥뜸이 좋아도 만병통치처럼 생각하지 말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건강이 좋지 않거나 뱃살 때문에 부담스러운 사람은 쑥뜸을 한번 떠볼 일이다. 또 병이 나서 고통을 받기 보다는 쑥뜸으로 병을 예방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메리디엄 건강센터에 한번 들러보는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좋은 삶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덧붙이는 글 | 메리디엄 건강센터 누리집 : www.batsal.net

이 기사는 대자보, 다음, 문화저널21, 뉴스프리즘, 수도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메리디엄 건강센터 누리집 : www.batsal.net

이 기사는 대자보, 다음, 문화저널21, 뉴스프리즘, 수도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쑥뜸 #쑥 #뜸 #김영안 #메리디엄 건강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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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으로 우리문화를 쉽고 재미있게 알리는 글쓰기와 강연을 한다. 전 참교육학부모회 서울동북부지회장, 한겨레신문독자주주모임 서울공동대표, 서울동대문중랑시민회의 공동대표를 지냈다. 전통한복을 올바로 계승한 소량, 고품격의 생활한복을 생산판매하는 '솔아솔아푸르른솔아'의 대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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