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현지취재? 좀 더 지켜보자"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인질 인터뷰도 심리전"

등록 2007.07.30 17:15수정 2007.08.0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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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피랍사태와 관련한 우리 기자들의 현지취재에 대해 청와대는 "좀 더 지켜보자"며 사실상 거부방침을 유지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기자들은 아프간에 못 들어가도록 계속 묶어둬야 하느냐"는 질문에 "외신보도가 난무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에 대해 최종적인 확인을 할 책임이 있지만, 이것조차도 피랍자들의 안전을 감안해서 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언론과 국민들도 적시에 중요한 정보를 알아야 되는 측면도 있으므로 우리 기자의 현지 취재문제는 좀 더 지켜보자"고 답했다.

정부는 피랍사실이 <로이터>에서 보도된 직후, 아프간 정부에 한국 취재진의 입국거부를 요청했다. 취재진의 안전문제를 우려한 것이었다. 이에 따라 한국 특파원들은 아프간 현지에 들어가지 못한 채 아랍에미레이트의 두바이와 인도 뉴델리 등에서 취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피랍자 중 8명 석방설 등을 놓고 외신보도가 엇갈리는 등 혼선이 계속되면서, 한국 기자들이 현장 취재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위험하기는 마찬가진데 외신기자들을 취재를 하고 왜 한국 기자들은 안 되냐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여전히 불허입장이다.

정부는 "기자들이 일반인보다 납치될 가능성이 더 높은데다, 우리 국민들이 피랍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지 취재를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당사자 격인 우리 언론이 탈레반의 언론플레이에 휘말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한국언론의 현지취재를 허용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어 보인다.

언론의 피랍자 인터뷰 자제 당부


천 대변인은 또 국내언론의 피랍자 인터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일부 국내언론이 직접 피랍자 접촉 시도하고 있는데, 탈레반에 이용당할 우려나 또는 그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피랍자 목소리를 듣는 것은 저희도 반갑고 가족들은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이런 인터뷰는) 전반적으로는 탈레반의 통제하에 진행되는 심리전의 일환이기 때문에 신중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피랍자 가족들도 최근 그런 보도 태도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그런 것에 휘말리지 않아야 되겠다고 공식발표한 바 있다"고 인터뷰 자제를 당부했다.

천 대변인은 계속해서 "정부가 아프간 피랍자에게 보낸 긴급 생필품, 의약품이 협상팀을 통해 무장단체측에까지 전달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이것이 피랍자에까지 최종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본국(한국)에서 가족들이 마련한 물품도 떠났다"면서 "조속히 물품이 전달돼 피랍자들의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탈레반 협상시한 재설정... "좀 더 긴장하고 있는 게 사실"

그는 탈레반인 협상시한을 오후 4시 30분(한국시각)으로 설정한 것에 대해 "잠시 시간이 비었다가 다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좀 더 긴장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현지에서도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이 백종천 특사와의 면담에서 탈레반 수감자 석방요구를 거절했다', '탈레반측이 석방 대상자 8명의 명단에서 미군 관할 포로를 빼고 대신 아프간 정부가 관할 중인 포로로 수정제출했다'는 보도 등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았다.

그는 고 배형규 목사의 유해가 들어오는 것을 감안했는지, 이날 브리핑 시작과 끝에 "사태의 성격이 매우 복합적이어서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하나하나 풀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사태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인질 석방 협상시한을 이틀 더 연장해 달라는 아프간 가즈니주 당국의 요청을 거부했다는 외신이 들어온 가운데, 정부는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청와대에서 이번 피랍사건과 관련해 14번째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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