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를 먹으며 생각에 잠겨 있는 이재오 의원.
박상규
이명박을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만든 1등 공신은 이재오 의원이다. 그래서 현재 한나라당 '넘버2'는 이재오 의원이라는 말도 있다. '넘버1' 이명박 후보의 제1공약 경부운하를 위해 몸으로 뛰는 '넘버2'의 열정은 대단했다. 이런 '넘버2'를 측근으로 두고 있는 이명박 후보는 분명 행복할 것이다.
이 의원은 560km 자전거 탐방을 끝내고 "경부운하는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확신과 신념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내 눈으로 직접 봤기 때문에 이제 자신 있게 경부운하에 대해서 말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 의원은 자전거 탐방 초반 낙동강을 가리키며 "버려진 강이고, 쓸모없는 강"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전국의 하천을 모두 손 봐야 한다"며 국토개조론을 주장했다.
앞서 말했듯 이 의원과 함께한 4박 5일은 힘들었다. 달리면서 사진을 찍어야 했고, 휴대폰 문자로 기사를 송고해야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는 기사를 써야했고, 밤에는 동영상을 편집해야 했다. 이 의원이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4박 5일 동안 10시간도 자지 못했다.
이 의원과 함께 서울 여의도에 도착했을 때 누군가 내게 6mm 카메라를 들이대며 소감을 물었다. 나는 이렇게 말했다.
"이재오 의원의 열정과 신념은 대단했다. 그는 정말로 560km를 꼬박 달렸다. 이제 본격적인 경부운하 싸움은 시작됐다. 경부운하가 이땅의 축복이라는 쪽과 재앙이라는 쪽의 열정 대 열정, 그리고 신념 대 신념의 싸움이 될 것 같다. <오마이뉴스>도 열심히 하겠다."
이재오 의원에게 선물하는 한 장의 사진이 의원은 560km 낙동강-한강을 달리며 포크레인으로 팔 곳과 삽질로 다듬을 곳을 본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아름다운 이 땅의 자연을 봤고, 그 안에 기대어 살고 있는 많은 생명을 확인했다.
4박 5일 동안 800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 이 중 가장 맘에 드는 사진 하나를 함께 달린 이 의원에게 선물하고 싶다.
경북 점촌 영강에서 찍은 것이다. 영순교 아래, 세 아낙이 영강에 낮게 엎드린 자세로 다슬기를 잡고 있다. 강의 수심은 낮고 바닥이 보일만큼 맑다. 그리고 이들의 모습 위로 아파트가 보이고 골프 연습장도 보인다.
도시와 강이 서로 어우러지고, 사람과 강이 서로를 배척하지 않는 공존. 우리가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건, 바로 이런 모습이다. 그러나 이명박 후보의 경부운하 공약은 이런 맑은 영강을 파헤쳐 시멘트를 바르고, 그 위에 배를 띄우는 것이다.
560km를 달려온 '넘버2' 이재오 의원이 이 사진을 보며 많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