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동면 문당리에 위치한 가로등용 풍력 발전기.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아이들에게 앞으로 살 마을을 그리라고 하면, 풍력발전기와 태양광발전기가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김형우
충남 홍성군 홍동면 구정리에 가면 고요마을이란 곳이 있다. 마을입구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광 모듈이 한눈에 들어오는데 이 곳이 마을회관이다.
8kw 태양광발전시설이 생산한 전기는 전량 한전에 판매되는데, 작년 한해 75만원 정도 수익이 났다. 마을회관 기본 전기요금을 빼고 한참 남은 수익으로는 마을 공공요금을 처리한다.
최성만 이장은 지역주민들의 작품이라고 자랑한다. 군 지원 제도인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으로 놓은 시설인데, 대부분 마을이 계곡에 정자를 짓거나 길을 가꾸는 사업을 제안하지만 "고요마을은 달랐다"고 한다. 마을 간 경쟁이 치열한 사업이지만 태양광 설치만큼 개성 있고 설득력 있는 제안이 많지 않았으리라.
"우리가 뭐 알간? 좋다고 하니깐 쓰지. 전기요금 안 나오고 회관 요금 쓰고, 우리 주머니에서 돈 안 나가 좋아."
가끔 거꾸로 돌아가는 계량기(낮에 생산되는 전기는 곧바로 한전으로 들어간다)를 들여다본다는 마을 노인의 말이다.
현행, 차액지원제도에 의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기는 고가(711원/kwh)에 구매하게 되어 있지만, 지원금으로 건립한 시설에서 나온 전기는 한전 요금 그대로 구매한다. 수익을 내기에는 한계가 분명하고, 게다가 용량도 너무 적다. 하지만 작은 농촌 마을 주민들의 아이디어로 설치한 태양광발전시설은 전국적인 모범 사례가 되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홍성 풀무학교] 에너지 백년대계도 지역 교육에서 시작된다홍성하면 많은 이들은 이내 '풀무농업학교'를 떠올릴 정도로 그 명성은 익히 자자하다. 그 명성에 걸맞게 풀무학교는 우리나라 최초로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한 곳 중 하나다. 익히 1978년 기숙사에 태양열 시설을 들여 놓았고, 1980년대 초반부터 '대체에너지 연구소'를 조직해 자료를 모아 왔다.
12kw 용량의 태양광 시설은 학교 본관 앞마당을 차지하고 있었다. 정부 지원금에 더해 시공사가 풀무학교의 뜻에 동감하여 나머지를 선뜻 부담했다. 교육용으로 학교 옥상에 설치한 600w 풍력 발전기 하나는 분수를 밝힌다 한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자재 구입을 자제하고 자동차 배터리 등을 재활용하여 내부 발전기를 직접 설치하였다.
아무래도 학교다 보니 실용적 활용보다는 교육 효과에 중점을 두었다. 관리를 맡았던 예전 회사는 부도가 나, 현재 얼마만큼의 전기가 생산되고 있는지 등의 체계적인 관리가 안 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요즘 풀무학교 대학 과정인 전공부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재생에너지 활용을 고민하고 있다. 전공부 건물, 학교 인근에 있는 교사 가정 등에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였다. 한 걸음 나아가 판매할 수 있을 정도의 큰 용량으로 설치할 계획이었다. 이를 위해 에너지관리공단에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 지정한 융자제도를 활용하려 했으나, 담보 부족으로 은행에서 거절당한 상태다. 시설담보로 재생에너지 사업 자금을 지원하는 독일과는 다른 경우다.
정작 중요한 것은 에너지 문제에 관한 교육의 효과다. 마침 기숙사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는 학생들을 만났다.
"본전 빼려면 50년인가, 70년 걸린다던데요.(사실과는 다르다. 요즘은 보통 12년 정도로 본다. 이마저도 앞당길 필요가 있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 않겠어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사람들이 구경하러 오는 거 보면서 (재생에너지 시설이) 참 좋은 거라는 생각이 들데요. 그래도 비싸니깐 국가에서 지원을 잘 해줘야 되는 거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