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가 약 45억원을 들여 산 실험장비의 고장으로 100억원대 손실을 보고도 속수무책이다.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이재선 자유선진당 의원은 16일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통해 "공사 측이 지난해 3월 미국 모 회사로부터 45억원을 주고 구매한 세계 최대 규모의 '대형지반모형기(팔길이 8.0m, 용량 600g-ton)가 설치 후 시험가동중 고장이 났다"며 "그런데도 1년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장비와 시설이 무용지물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공사 측은 이 장비를 들여오기 위해 재작년 대덕연구단지 수자원연구원내에 100억원을 들여 지반원심 모형실험센터를 구축했다"며 "그런데도 실험장비 납품 이전에 보험가입 등 아무런 보완장치를 해놓지 않아 손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실험장비의 고장 원인은 중국의 하도급업체가 납품한 부품 일부의 결함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해당 실험장비를 제조 계약한 해당 회사는 재납품을 오는 2010년 1월 말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의원은 '상황이 이런데도 수공측이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사실을 숨겨왔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사전 꼼꼼한 기술적 검토와 성능검사를 거치지 않고 무리하게 대형장비를 추진해 사기를 당했다는 비판을 받기에 충분하다"며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을 은폐해온 관련자들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수자원공사 김건호 사장은 "원심모형시험기 도입은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제작사가 모든 책임을 지고 원래대로 설치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수공이 도입을 추진했던 대형 '지반 원심모형시험기'는 원심력을 이용 구조물의 상태나 물성 등을 조사, 평가하는 첨단과학 장비로, 100배 이상의 높은 중력가속도를 활용해 현실에서 1년 이상 걸려 나타나는 현상을 단 10분 정도에 대비시킬 수 있어 댐 등 구조물에 장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제반 현상을 예측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2008.10.16 16:37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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