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노란색 풍선에 노란색 종이비행기...노란 민주주의

[현장취재]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그 후

등록 2009.05.29 18:05수정 2009.05.29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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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노란 물결 5월 29일 시청앞 광장은 온통 노란색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노란 물결 5월 29일 시청앞 광장은 온통 노란색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다. ⓒ 김경은


5월 29일 오후 2시 경, 약 50만명의 시민들이 모이면서 예상보다 지체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제가 끝나고 통제된 길을 따라 서울역으로 긴 운구 행렬이 이어졌다. 밀집된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시청 앞 광장 부근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노란색 모자를 쓰고, 노란색 리본을 달고, 노란색 풍선에 노란색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이들의 슬픔과 분노, 경건함과 안타까움의 물결로 넘실댔다.

노 전 대통령의 시신을 운반하는 차량은 몰려든 시민들로 인해 원만히 이동하기 불가능한 상황이었고, 차량이 지나갈 때마다 주변 시민들은 "죄송합니다!", "편히 가십시오!", "당신은 영원한 우리의 대통령입니다!"를 외치며 때론 오열하기도 하고, 때론 구호를 외치거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a 노 전 대통령 시신 운구 시신운구 차량이 지나가자 시민들은 일제히 애도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 전 대통령 시신 운구 시신운구 차량이 지나가자 시민들은 일제히 애도의 목소리를 높였다 ⓒ 김경은


시민들이 너무 밀집되어 코앞을 지나가고 있는 운구차량조차 제대로 보이지 않는 수준이 되자, 시민들은 "뒤에 사람들도 볼 수 있게 앞 사람들은 앉아 주십시오, 그러면 다 볼 수 있습니다!"를 외치며 질서정연하게 의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노력했고, 차량이 지나간 이후엔 그 뒤를 좇아 자율적으로 긴 운구행렬을 이루었다.

a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입니다!" 시민들에 의해 둘러싸여진 운구차량과 건물 옥상에서 이 광경을 보며 애도하는 시민들

"당신은 우리의 영원한 대통령입니다!" 시민들에 의해 둘러싸여진 운구차량과 건물 옥상에서 이 광경을 보며 애도하는 시민들 ⓒ 김경은


a 노 전 대통령 시신운구 행렬 운구차량이 지나간 후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은 계속되었다

노 전 대통령 시신운구 행렬 운구차량이 지나간 후에도 끝이 보이지 않는 행렬은 계속되었다 ⓒ 김경은


a 서로를 부축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행렬을 이루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다독이는 부부의 뒷모습

서로를 부축하며 침통한 표정으로 운구행렬을 이루며 서로의 아픔과 상처를 다독이는 부부의 뒷모습 ⓒ 김경은


a 이 사법살인의 책임자는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 운구행렬을 등지고 꿋꿋이 선 한 시민이 의미심장한 피켓을 들고 있다

이 사법살인의 책임자는 나도 알고 당신도 안다 운구행렬을 등지고 꿋꿋이 선 한 시민이 의미심장한 피켓을 들고 있다 ⓒ 김경은


운구행렬이 서울역을 향해 이동한 뒤인 오후 3시 경에도, 시청앞은 여전히 떠날 줄 모르는 시민들의 발걸음으로 분주했다. 시민들은 앞다투어 쓰레기를 줍자 외치며 자율적으로 청소를 했고, 노 전 대통령의 영정사진 앞에 국화꽃을 내려놓으며 눈시울을 붉혔으며, 오늘은 여기서 밤을 새자 외치면서 서로의 마음을 감싸 안았다.

a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노제가 끝난 뒤에도 시청앞은 떠나지 않는 조문객들과 시민들의 울렁거리는 마음으로 북적였다

당신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노제가 끝난 뒤에도 시청앞은 떠나지 않는 조문객들과 시민들의 울렁거리는 마음으로 북적였다 ⓒ 김경은


a 국화꽃을 문 침통한 표정의 한 시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한 발걸음은 오후 3시가 되어도 끊임이 없다

국화꽃을 문 침통한 표정의 한 시민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문하기 위한 발걸음은 오후 3시가 되어도 끊임이 없다 ⓒ 김경은


a 도보에 걸린 유서 전문 많은 이들이 멈춰 서서 유서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도보에 걸린 유서 전문 많은 이들이 멈춰 서서 유서를 읽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 김경은


a 깨끗하게 노제가 끝나고 행렬이 지나간 뒤 대학생들을 포함한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

깨끗하게 노제가 끝나고 행렬이 지나간 뒤 대학생들을 포함한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 ⓒ 김경은


오늘 시청 앞 광장은 고인에 대한 시민들의 죄송한 마음과 억울한 마음이 뒤엉켜 노란색 이미지로 어우러진, 민주주의의 현장 그 자체였다.

a 노란 민주주의의 꿈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노란색 풍선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노란 민주주의의 꿈 노 전 대통령의 얼굴이 그려진 노란색 풍선들이 하늘을 날고 있다 ⓒ 김경은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 #운구행렬 #5/29 #시청앞 광장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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