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
권우성
'김대중·노무현 이후 민주당, 재탄생의 길은?'을 주제로 한 이날 특강에서 그는 '연합', '연대'라는 단어를 수없이 되풀이했다. 민주노동당이든 진보신당이든 친노든 모두 민주당이 끌어안아야 역사의 반동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를 위해 그는 "민주당이 모든 기득권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당장 눈앞에 다가온 10.28 재보선이나 내년 지방선거, 심지어 대선후보까지도 양보할 생각을 가져야 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나는 민주당의 정체성과 노선을 지키는 분이 대선후보 되기를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한나라당을 이길 수 있고, 민주당과 방향이 같고, 국민이 지지한다면 (진보정당의) 대선후보도 모실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민주당 후보가 국민의 지지를 못받고, 적합하지 않다면 문호를 개방해서 함께 해야 한다고 믿는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연합의 원칙'을 말한 것 뿐이다. 현실성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는 "민주당으로 (대선 승리가) 안된다면 다른 야당으로 된다는 보장도 없다"며 "지금은 아무래도 민주당이 국민의 지지를 제일 많이 받는 야당임이 틀림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박 의장은 또 민주당이 재집권하기 위해서는 ▲정체성 ▲정책 ▲인물 세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생전에 남긴 충고다.
그는 "민주당은 좋은 역사와 성공한 집권경험, 좋은 유업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며 "이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은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았고, 지켜나가지도 못했고, 국민들에게 믿음도 갖지 못하게 했다"고 솔직히 반성했다.
한나라당에 대해서 그는 "자유당 이래의 나쁜 역사, 실패한 집권역사, 나쁜 유업을 가졌어도 그들의 정체성 지켰다"면서 "그러니까 한나라당은 (일관된) 지지층을 형성해서 갖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나라당의 '일관된 정체성'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똑같은 실패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 그는 "우리의 좋은 역사, 성공한 집권경험, 좋은 유업 지켜나가야 한다"고 당을 향해 호소했다.
정체성을 지키고 창의적인 노력을 한다면 민주주의와 서민, 남북평화를 위한 민주당의 정책도 저절로 만들어질 것이라는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민주당의 정체성을 '중도 좌파'로 보기도 했다. 그는 "너무 민감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정책위의장이 아닌 개인으로 볼때 (나도 민주당도) 중도좌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민주당 내에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중도좌파, 젊은 DJ-노무현 일어서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