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 한달차 여대생의 아침밥상(9807님이 #5505 엄지뉴스로 보내주신 사진입니다)
#5505 엄지뉴스
월말이 되어 날아온 각종 공과금 고지서들의 자동이체 신청을 하기 위해 마침 은행을 들렀던 차에 <엄지뉴스> 엄지짱으로 선정되었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취 한달차 여대생의 아침밥상').
처음 친구와 자취를 하기로 결정했을 때, 부모님은 저희가 밥을 제대로 챙겨 먹을지 걱정하셨습니다. 그런 우려를 덜어드리기 위해 찍어 둔 사진을 엄지뉴스에 보냈다가 이런 행운을 얻게 되었네요. 소박한 밥상이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기에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는 조회수에 놀랍고 뿌듯했지만 한편으론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또한 수많은 댓글들의 격려와 칭찬, 조언 덕택에 지난 한달간 매일 아침 부지런히 밥을 준비한 고생이 싹 달아나는 듯했습니다.
친구와 함께 자취한 지 이제 한 달째. 지난 학기까지 기숙사에서도 살았고, 하숙도 해보았지만 먹는 것은 늘 큰 문제였습니다. 기숙사는 매 끼마다 육류 위주의 고칼로리의 식단을 제공했고, 하숙집은 반찬이 한 학기 내내 같았습니다(물론 밥이 잘 나오는 좋은 하숙집도 있겠지만요). 그간 먹은 것들은 몸의 건강 상태를 통해 바로 드러났습니다. 고칼로리 식단은 저를 살찌웠고, 부실한 반찬은 저의 건강을 상하게 했습니다. 먹는 게 남는 것이라는 말이 이럴 때도 통할 수 있을까요.
요즘에는 간단히 조리해 먹을 수 있는 냉동식품, 레토르트 음식들이 많이 나와 있지만 집에서 먹는 아침밥만큼은 야채 위주의 건강 밥상으로 차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미밥, 양상추 샐러드, 계란말이, 버섯구이, 두부부침, 국과 부모님이 택배로 부쳐주신 찬거리들로 밥상을 차리면 20여 분 정도 걸리는데 친구와 함께 분담해서 그런지 솔직히 아침밥 준비하는 시간이 힘들다기보다는 즐겁습니다. 새로운 메뉴가 추가된 날에는 그 재미가 배가 되죠. 또 먹는 것에 너무 신경 쓰는 게 아니냐고 조언해 주시기도 했는데 저희는 매일 아침밥을 챙겨먹는 부지런함만큼이나 학업에도 충실하답니다.
그래도 집에서 부모님이 해주시는 따뜻한 밥이 그리운 건 정말 어쩔 수 없나봅니다. 조리법을 그대로 해도 부모님이 해주신 그 맛을 똑같이 낼 수는 없더라고요. 추석이 다가오니 또 집 밥이 생각나는군요.
아무튼 자취생 여러분들~ 건강 생각해서 아침밥 꼭꼭 챙겨 먹자고요! 전국의 자취생 여러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