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생존 장병들이 사건 발생 13일만인 7일 오전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침몰 당시 상황에 대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유성호
"(여러) 생존 장병들은 지금 쇠 부딪히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만 들어도 깜짝 놀라는 안타까운 상태라고 들었다."이정국 천안함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는 국군수도병원 의사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전했다. 생존 장병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을 가늠할 수 있는 이 말은 8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나왔다. 실종자 가족들은 다른 누구보다 생존 장병들의 건강을 크게 염려하고 있다.
천안함에서 생존한 장병은 모두 58명. 최원일 함장(중령)을 비롯해 소령 1명, 대위 2명, 중위 3명, 부사관 37명 그리고 사병이 14명이다. 이들 중 46명은 7일 오후 평택 해군 2함대 사령부로 복귀했다. 12명은 성남 국군수도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대로 복귀한 부사관과 사병 중 39명은 8일 저녁 실종자 가족들과 만났다. 전날 기자회견에 이은 '강행군'이었다. 함선 침몰이라는 재난 현장에서 구조된 장병들은 앞으로 정상적인 군 복무를 할 수 있을까?
물 흐르는 소리에도 놀라는 생존 장병, 군 생활 지속 가능할까?해군 2함대 사령부 안팎에서는 생존 장병들의 건강을 염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동료 병사 46명 실종이라는 큰 정신적 충격을 받은 이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역사를 보면 종종 현재가 보이고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지난 2005년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GP 총기난사 사건을 보자. 당시 사고로 육군 8명이 숨졌다. 생존자는 28명이었다. 이들 중 16명은 사고 발생 6개월도 안 돼 의병 전역을 신청했고, 이중 13명이 제대했다.
생존자 28명 중 만기 제대한 4명을 제외하면 50% 이상이 의병 제대를 한 셈이다. 의병 제대를 했다고 이들의 고통이 끝난 건 아니었다. 상당수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고통을 겪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