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 "북풍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얘기했을 것"

여야 3당대표들과 '천안함' 회담... "외부폭발 이미 확인"

등록 2010.04.20 16:39수정 2010.04.20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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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3명을 청와대 백악실에서 만나 약 10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 청와대

이 대통령은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3명을 청와대 백악실에서 만나 약 10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 청와대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내부폭발이 아니라 외부폭발이라는 부분은 이미 확인됐다"고 말했다.

 

민군합동조사단의 1차 발표(16일)를 근거로 한 말이지만, 정부가 '외부폭발' 쪽에 무게를 두고 조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지방선거를 앞둔 정부가 북한개입설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는 이른바 '북풍' 의혹을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도 했다.

 

"외부폭발 이미 확인... 북 개입 여부는 곧 규명될 것"

 

이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한나라당 정몽준, 민주당 정세균,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3명을 청와대 백악실에서 만나 약 100분 동안 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결론을 얘기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결론이 나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고 있을 수만 없어서 오늘 세 분을 모셔서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내부폭발이 아니라 외부폭발이라는 부분은 이미 확인됐다. 하지만 어뢰든 기뢰든 무슨 조각이 나와야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조사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처음에는 외부압력이라고 했다가 재차 외부폭발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대변인은 전했다. 함정 외부에 있던 폭발물이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된다는 점을 한층 강조한 발언이다.

 

그러면서도 대통령은 북한개입설에 대해 "북한의 개입 여부는 오래 가지 않아 규명이 될 것이다. 그것은 지금은 뭐라고 얘기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일단 외부요인에 의한 폭발로 결론을 내렸지만, 외부요인을 북한이라고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는 확언할 수 없는 정부의 어정쩡한 입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 대통령은 조사의 공정성과 관련해 "MIT와 하버드대에서 공부한 분을 고심해서 (민간조사위원장으로) 찾았는데 또 좋은 분이 있으면 추천해달라.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감출 것이 없고, 나오는 대로 다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기다리며 믿음을 가져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이 대통령은 "정부가 북풍을 일으키려고 한다"는 논면란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북풍을 얘기하는 분이 있다. 그러나 내가 북풍을 생각했다면 처음부터 북한 소행 같다고 얘기하지 않았겠나? 그렇게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안 하려고 신중하게 하고 있으니 야당 쪽에서도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해주기 바란다."

 

이는 천안함 침몰 직후 국방부가 "북한의 소행으로 보인다"는 보고를 계속 올렸을 때, 이 대통령이 "증거없이 예단해서는 안 된다"는 온건론의 편에 선 점을 강조한 발언으로 보인다.

 

침몰 직후부터 계속 나오는 군 수뇌부 문책론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 책임있는 사람들의 문책을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국가안보와 군의 사기를 두루 고려해서 적절한 시점에서 문책을 고려하고 있다는 게 대통령의 설명이다.

 

정세균 국정조사 제안, 정몽준·이회창은 부정적

 

이 대통령은 더 나아가 민주당이 요구하는 천안함 국정조사 요구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미국에서는 1986년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추락 사건 당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당국자들을 조사단에서 완전히 배제했고, 2001년 9·11사태 당시 공화당과 민주당이 동수로 진상규명위원회를 구성해 이러니저러니 시비가 없었다"고 국정조사를 주장했지만, 그를 제외한 3명의 참석자가 모두 국정조사에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는 "어느 정도 원인이 밝혀지는 것을 본 후 문제가 있으면 국정조사를 하자"고 말했고,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도 이에 동조했다.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의 회동은 작년 4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건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지 1년 만의 일이다.



2010.04.20 16:39 ⓒ 2010 OhmyNews
#이명박 #정세균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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