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 D-2' 분주해진 야권... 유시민·정동영 "확신할 근거 대라"

민주당, 천안함 특위 단독 활동 예고 vs. 한나라당, 천안함 사태 국회 결의안 발의

등록 2010.05.18 11:56수정 2010.05.1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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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침몰 29일째인 지난 4월 24일 오후 백령도 장촌포 함수 인양작업 해역에서 인양된 천안함 함수가 바지선에 올려져 있는 가운데, 절단면에는 그물이 설치되어 있다. ⓒ 유성호


'천안함 조사결과 최종 보고서'에 "천안함 침몰은 북한의 소행"이라는 취지의 표현이 삽입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야당이 6.2 지방선거에 상륙할 '북풍' 대비에 힘쓰고 있다.

민주당 소속 국회 천안함 침몰사건 진상조사특별위원인 최문순 의원은 18일 오전 천안함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또 정동영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 유시민 국민참여당 경기도지사 후보 등은 이날 오전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천안함 조사 결과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표했다.

유시민 후보는 이날 BBS와 한 인터뷰에서 "합리적인 의심을 제기하면 자꾸 한나라당에서 북한 대변인이다, 국가관이 의심스럽다는 말을 해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면서도 "북한 소행으로 간주하려면 우선 배가 침몰할 때 외부 폭발에 의한 침몰이라는 증거가 확실해야 하고 그 외부 폭발이 무엇에 의한 것인지, 그리고 외부 폭발을 일으킨 물체가 북한과 관련돼 있다는 것에 대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유 후보는 "지금까지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다른 근거들이 있다면 당연히 모든 국민들이 믿을 것이고 저도 믿을 것"이라며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나 이런 분들은 제가 모르는 정보를 많이 갖고 계신가보다, 우기지만 마시고 국민 앞에 사실의 근거들을 제공해주면 논란이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정부나 여당의 주장처럼 북한의 소행으로 된 거라면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리 해군이 무능한 것"이라며 "(지금 상황을) 비유하자면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흉기로 쳐서 다리가 부러졌는데 누가 쳤는지도 못 봤고 그 흉기가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그런 얘기"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이어, "북이 했다면, 북은 정말 나쁜 나라고 그 다음에 우리 군과 정부는 정말 무능한 것"이라며 "그걸 갖고 누구를 비난하고 하는지 참 어이가 없다, 이건 뭐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북이 했으면 정말 부끄러워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정동영 "지방선거 개시일 맞춰서 결과 발표? 삼척동자가 봐도 의심 살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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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4당 대표와 시민사회 각계인사들이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공동회견을 열고 천안함 참사와 관련한 현 정부의 안보무능을 질타하고 있다. 이번주에 예정된 천안함 사태 진상조사 결과 발표 시 사고관련 핵심자료도 공개할 것을 이들은 함께 요구했다. 오른쪽부터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강기갑 민주노동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송영오 창조한국당 대표,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 이창복 민주통합시민행동 상임공동대표. ⓒ 남소연


정동영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선거운동 시작하는 날에 하필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년이 되는 날, 이날을 전후해서 대통령 담화문이 나온다"며 "이것은 아무리 뭐라고 정부가 설명을 하든 참담한 비극, 천안함 사건을 선거용으로 이용하려고 하는구나 하는 시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정부·여당의 '북풍 몰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당연히 두 달을 기다렸는데 열흘 남짓 더 조사를 하는 것, 지방선거 후에 발표하는 것이 누가 봐도 당연하다"며 "지방선거 개시일에 맞춰서 이것을 발표한다는 것은 삼척동자가 봐도 의심을 살 만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정 위원장은 "합조단이 어뢰의 스크류 파편 등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을 상대로 하는 설득이나 홍보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제사회가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며 "북한 말고는 할 데가 없지 않느냐, 그렇게 말하는 것은 과학적인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가서 배 절단면도 제대로 본 적이 없다"며 "(군과 정부가) 정보를 딱 쥐고, 말하자면 방향을 정해놓고 여기에 맞춰서 쭉 상황을 끌고 왔다"고 비판했다.

또 정 위원장은 "지금까지 어뢰 피격설에 대해 제기되는 반론들, 의혹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 수십·수백 가지"라며 "외국인도 와서 봤는데 뭘 숨겼겠느냐 이렇게 말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미국, 호주 등 외국 전문가들의 조사단 합류 등을 근거로 조사 결론의 신뢰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한 반론이었다.

정 위원장은 아울러, "국민들이 수긍하지 못할 조사 결과라면 국제사회에서도 당연히 통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민적 동의, 국제 사회의 인정 없이 유엔 안보리에 (천안함 침몰 조사 결과를) 끌고 간다는 것은 미리 시나리오를 짜놓고 가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 곧 출항?... 민주당, 단독 특위 활동 예고

한편,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는 오는 19일 첫 전체회의를 연다. 그동안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는 ▲김학송 국방위원장의 특위 위원장 임명 ▲한나라당의 특위 위원 명단 제출 연기 등으로 20일이 넘게 발이 묶여 있었다. 특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특위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선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특위에 참여하는 비교섭단체 의원을 놓고 이견을 보이고 있어 본격 가동 시점이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은 지난 14일 '한나라당 8 : 민주당 6 : 비교섭단체 2'로 구성된 특위에 한나라당과 합당이 예정된 미래희망연대의 송영선 의원을 포함시키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김학송 국방위원장이 천안함 사건 이후 군사기밀을 유출, 국민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며 김학송 위원장과 송영선 의원의 특위 위원 선정을 취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만약 이로 인해 19일 첫 전체회의가 무산된다면 특위의 본격 활동은 지방선거 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6.2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여·야 의원들이 대거 지역구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선 국회 천안함 진상조사 특위가 가동되지 않더라도 민주당 소속 특위위원들만이라도 활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선, 홍영표, 안규백, 최문순 의원 등 민주당 소속 특위 위원들은 오는 19일 평택 제2함대를 방문해 인양 선체 절단면 확인 및 생존장병 면담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민·군 합동조사단 조사결과에 대한 국회 사전보고를 추진키로 했다.

여당, '천안함 사태 국회 결의안' 발의... "천안함 침몰=침략행위, 단호히 대응해야"

반면, 한나라당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북한 공격으로 확정 짓고 이날 '천안함 사태 국회 결의안'을 발의했다.

윤상현·권영진·신성범·이성헌·최구식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13명의 이름으로 공동 발의된 결의안은 ▲북한의 사죄, 책임자 처벌, 배상, 재발방지 약속 요구 ▲정부의 북한 대응조치 시행에 대한 국회의 전폭적인 지원 ▲유엔에서 북한 대응조치 마련 촉구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은 결의안 제안 이유로 "북한군의 어뢰 공격으로 인해 대한민국 해군 천안함이 침몰됐고 그로 인해 46인의 고귀한 해군병사들이 희생당했다"며 "이는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용서할 수 없는 침략행위이며 테러행위"라고 밝혔다.

또 "이 사건으로 온 대한민국 국민이 깊은 슬픔에 잠기고 분노를 억누르고 있는데도 그 실범인 북한은 일말의 사죄는커녕 함부로 대한민국을 비방하고 진실을 감추며 죄업을 쌓고 있다"며 "이에 우리 국회는 정부로 하여금 국제사회와 공조해 북한에 대하여 단호한 대응조치를 결연히 시행할 것을 촉구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천안함 #지방선거 #유시민 #정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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