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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천안함 정략적 활용' 여당 문건 공개 송영길 민주당 인천시장 후보가 24일 국회에서 여당이 천안함 침몰사고를 정략적·정치적으로 지방선거에 활용하려 했다는 내용의, 한나라당 종합선거상황실에서 작성한 대외비 문건을 공개하고 있다. ⓒ 남소연

이른바 '천안함 이슈 활용 문건'을 둘러싼 여야 공방이 거세지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 문건을 기초로 시작된 공방은 하루 사이에 여야가 서로 "북풍을 선거에 이용하고 있다"고 손가락질하는 비난전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 문건이 정부 여당의 천안함 선거 활용 근거 가운데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대대적인 공세를 펴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일상적인 문건"이라며 "북풍 활용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송영길 "경비 뚫린 경비업체, 강도 욕하라고 주인한테 항변하나"

해당 문건을 공개한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25일 오전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한나라당 종합선거상황실이 작성한 문건에서 (천안함 사태를) 선거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자백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일상적인 문건일 뿐이고, 천안함 사건을 선거에 이용하겠다는 내용은 전혀 없다"는 한나라당 중앙선대위 안형환 대변인의 반박도 일축했다. 오히려 "대한민국에서 한글을 배운 사람이 그 말뜻을 안 대변인처럼 해석하겠느냐", "제대로 대학을 나온 사람인지 의심스럽다"고 독설을 날렸다.

송 후보는 또 '야당이 북한을 옹호한다'는 한나라당 주장을 '경비업체론'으로 빗대며 비판했다.

그는 "이를테면 경비업체에 경비를 맡겼는데 강도가 오는지 파악을 못해서 강도를 당하고, 우리 아이들이 잡혀가 죽고 재산이 도둑질 당했으면 경비업체를 해고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경비업체(군)가 주인(국민)한테 강도(북한)가 나쁜 놈인데 왜 강도 욕을 안 하고 경비업체를 욕하느냐고 항변한다, 참 황당한 일"이라고 여당을 공격했다.

민주당 김민석 공동선거대책본부장도 이날 <서두원의 SBS 전망대>에 나와 "그 문건은 정부가 천안함 사태를 이용하려고 하는 사례의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공격을 이어나갔다.

그는 또 이명박 대통령의 전쟁기념관 대국민담화에 대해 "과도한 정치적 연출"이라며 "아무리 균형을 갖고 봐도 너무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고 거듭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 정세균 대표도 CBS 라디오 <이종훈의 뉴스쇼>에 나와 "과거 한나라당은 북풍을 예사로 하던 정당"이라며 "(북풍) DNA가 한나라당 피에 흐르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나라당 전략 수정? '북풍·색깔론→초당적 협력 요청' 선회

한나라당도 포문을 열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서두원의 SBS전망대> 인터뷰에서 "한나라당이 과거처럼 엉뚱한 일을 하는 정당이 아니다, 집권여당으로서 책임 있게 일하고 있다"고 민주당의 북풍 활용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또 "(천안함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낮은 수를 쓰면 역풍이 일 것"이라며 "안보 문제는 순수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민주당이) 안보 문제를 거꾸로 자극해 선거에 이용하려는 태도(가 있다)"라며 적극적으로 반격했다.

남 의원은 천안함 사건 책임론에 대해서는 "우리 군인들 46명이 아까운 생명을 잃고, 또 공격을 받아서 침몰했기 때문에 안보 실패에 따른 책임론은 (현 정부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당의 내각총사퇴론은 "현재로선 국민들을 불안하게 만들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답했다.

송 후보와 인천시장 자리를 놓고 맞붙은 안상수 후보는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한나라당 문건에 대해 "보도만 얼핏 들었고, 천안함 선거 활용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괜히 북풍을 이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 좋겠느냐는 얘기를 (당에서) 들은 적이 있다"고만 밝혔다.

안 후보는 "송영길 후보는 (인천보다) 서울을 좋아하고, 언론플레이를 좋아하는 것 같다"며 "(송 후보가) 시민들에 대한 봉사보다 언론을 통해서 띄워보려고 하는 일만 하려는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이처럼 한나라당은 야당의 '선거용 북풍' 주장을 강하게 받아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전략을 수정한 듯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야 공세를 자제하면서 초당적 협력과 국민적 단결을 더 강조하고 나선 모습이다.

이날 오전 제15차 정당 대표 라디오연설에 나선 정몽준 대표는 "북한을 감싸고 도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민주당을 비난했지만, 이전처럼 독설을 퍼붓지 않았다. 그는 "천안함 사건은 중요한 안보 문제"라면서 "민주당은 우리와 함께 대북결의안을 채택해 주기를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호소했다.

이는 송 후보가 공개한 문건 내용 중 "천안함 이슈를 색깔론보다 초당적 국가안보 이슈로 규정짓고 홍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과 일치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