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사랑하라'는 의미의 수화를 하는 임광진씨.
고재연
"나도 아직 뭔가 할 수 있다"그에게 "이번 공연이 끝난 뒤에도 계속 발레를 할 것이냐"고 물었다. 김씨는 "이번 공연을 끝으로 은퇴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이 좋은 경험을 다른 노숙인들과도 나눠야죠. 노숙인 발레 공연을 통해 더 많은 노숙인이 저처럼 자신감과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어요."공연 중간에 수화하는 장면이 있다. 무슨 의미냐고 물으니 "서로 위하라"라는 뜻이란다. "서로 위하라"는 이번 공연의 정신이기도 하다. 붉은 셔츠의 발레단은 이 정신을 몸소 실천하며 더 많은 노숙인이 희망을 갖길 바라고 있다.
'소통하다'라는 뜻으로 쓰인 공연 <꼬뮤니께>. 이는 서울발레시어터 상임안무가 제임스 전이 2010년부터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발레교육을 하면서 얻을 경험을 모티브로 창작한 작품이다.
10월 10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첫 공연이 열리고, 두 번째 공연은 10월 27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서울시 지하철 6호선 안암역 사거리 인근에는 인기 많은 빅이슈 판매원이 있었다. 임진희씨인데 빅이슈를 들고 늘 사람들에게 "좋은 하루 되세요"라고 외쳤다. 그는 이미 인근 고려대 학생들에게 유명인사다. 이날 연습현장에서는 만나지 못했지만 임씨도 이번 공연에 참여한다.
얼마전 만났을 때 임진희씨의 얼굴은 밝았다. 임씨는 요즘 강남역 6번 출구에서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다. 문득, '임씨의 밝은 얼굴이 혹시 발레 연습 덕분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며 리허설 연습현장을 떠나는데,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10월의 하늘이 무척 푸르렀다.
참, 빅이슈 독자는 40% 할인된 가격으로 공연을 볼 수 있단다. 빅이슈 한 권도 읽고 발레공연을 보면 일석이조의 기쁨을 누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