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20도 추위에 아이가 물 속에?

2013 산천어 축제 이모저모

등록 2013.01.06 18:47수정 2013.07.10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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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 산천어축제 첫날, 13만9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2013 산천어축제 첫날, 13만9천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신광태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 개막 첫날인 1월 5일, 13만9천786명의 관광객이 산천어축제장을 찾았다. 이 숫자는 지난해 같은 날 대비 9% 정도 감소된 숫자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얼마 전에 내린 폭설과 강추위 그리고 수도권 인근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비슷한 성격의 축제 때문이란 것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산천어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동종 축제가 많아져 우리 스스로 경각심을 갖게 하고, 차별화 전략 마련의 계기가 된다는 쪽에서 긍정적 평가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1월의 날씨가 따뜻했으면 좋겠다?

산천어축제가 열리는 화천천은 따뜻한 겨울철 날씨로 전국 어느 곳에 얼음이 얼지 않아도 30여cm의 두께로 얼음이 어는 곳으로 유명하다. 상서계곡에서 내려오는 골바람으로 인해 밤이면 인접한 읍내보다 많게는 5℃정도의 낮은 온도를 보인다. 그런 여건 때문에 11월말에 축제를 위한 물막이 공사를 해 놓으면 축제가 열리는 1월초에는 30여cm 두께의 얼음이 언다.

이런 일도 있었다. 몇 년 전 문화체육관광부 축제담당 직원은 뉴스를 통해 '산천어축제 대성황'이란 기사를 접했다. 그는 당시 이상 고온으로 한강을 비롯해 전국 어디에도 얼음이 얼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야 했다.

북한강 수계를 따라 형성된 국도를 달려 화천까지 오면서도 얼음이 언 곳을 한군데도 보지 못했다. 왠지 속은 것 같은 기분에 읍내에 차를 세우고 축제장 앞의 터널을 지나자 그는 할말을 잃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얼음 위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던 것. "이 얼음을 전기로 얼린 건가요?" 그가 축제 담당자를 만나 건넨 첫 번째 질문이었다.

"그때처럼 1월 날씨가 포근했으면 좋겠어요."


화천읍내에 사는 어느 아주머님은 그렇게 말했다. 그래야 다른 곳에서 송어축제 등 산천어축제와 유사한 축제를 열지 못하고, 그렇게 해야 관광객들이 화천으로 몰릴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산천어 낚시터의 스타를 소개합니다

 산천어 낚시 어렵지 않아요. 2010년 산천어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인기배우 주단도 고기를 잡았다.
산천어 낚시 어렵지 않아요. 2010년 산천어축제장을 방문한 중국 인기배우 주단도 고기를 잡았다.신광태

축제장의 풍경도 재미있다. 어떤 사람이 옆에 있는 일행에게 낚시요령에 대해 열심히 설명한다. 아마 설명하는 사람은 낚시에 관한한 고수이고 설명을 듣는 두 사람은 초보자인 듯 보였다.

세 시간여가 지난 후 그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낚시 요령에 대해 설명을 들었던 초보들은 3마리씩 잡았는데, 열심히 가르치던 사람은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거다. (그 고수는 창피했는지) 내가 건넨 농담에 대꾸도 하지 않고 낚시에만 전념한다.

군청 주민생활지원과의 이 아무개 여직원은 산천어낚시 고수다. 낚시터에 입장만 하면 1시간 안에 열 마리도 좋고, 스무 마리도 좋고 신들린 듯이 산천어를 낚아낸다. 옆에 있는 사람이 신기해서 그 터(얼음구멍)를 1만 원에 팔라고 했지만, 그냥 자리를 바꿔줬다. 그러나 결과는 그 여직원은 또 계속 잡는데 자리를 바꿔 앉은 사람은 역시 꽝이다.  

뭘까! 주위의 사람들이 그녀 주변으로 몰려든다. 아무리 봐도 낚시방법이나 채비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그녀도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그녀는 그렇게 잡은 산천어를 한 마리도 잡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준다. 그러다 보니 그녀는 낚시터 내에서는 천사 내지는 스타로 통한다. 

추운 날씨, 아이를 얼음물 속에 집어넣으면 어쩌라구

 산천어 맨손잡기, 잡는 사람보다 구경하는 사람이 더 즐겁다
산천어 맨손잡기, 잡는 사람보다 구경하는 사람이 더 즐겁다신광태

산천어 맨손잡기. 영하 20도 이하의 기온에서 물고기를 잡겠다고 물속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과연 있을까 하겠지만, 서로 들어가겠다고 줄을 설 정도의 인기 프로그램이다. 그러다 보니 주변에는 늘 관중들이 구름처럼 모여든다. 그래서 축제 조직위원회는 맨손잡기장 주변에 계단식 관중석까지 만들었다.

옆에 보면 아이들을 위한 비교적 작은 규모의 맨손잡기장이 있다. 들어가자마자 울음을 터뜨리는 6살 남짓한 어린아이가 눈에 띄었다. 밖에서 열심히 말을 시키는 사람은 엄마같이 보인다. 그런데 아이가 추워서 울면 나오라고 할만한데, 빨리 고기잡지 않고 뭐하느냐고 다그치자, 주위 사람들이 한꺼번에 웃는다.

"저 아줌마 친엄마 아닌가봐" 라고 말하는 사람을 향해 그 아주머님은 "나 친엄마 맞거든요"라고 말해 또 주위 사람들의 폭소가 이어졌다.

불친절, 바가지요금 이젠 없어져야 합니다

 먹거리광장, 이곳은 지역상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다
먹거리광장, 이곳은 지역상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이다신광태

"'축제장에서 바가지를 썼다, 또는 불친절했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외지 상인들이 운영하는 식당을 말하는 걸 겁니다"

장석범 축제조직위원회 본부장의 설명은 이렇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처음 외지상인 출입을 원천봉쇄했으나 축제장 출입로를 막겠다는 등 항의가 이어져 외지상인 구역을 별도로 만들어줬다. 그리고 "축제 이미지를 생각해 관광객들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시고, 바가지요금 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신경 써 달라"는 부탁을 수시로 한단다.

그러나 바가지요금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그렇다면 그곳 외지상인 구역 외 지역은 모두 지역 상인일까? 그렇지 않다. 축제장에서 읍내를 잇는 인도 옆 부지는 사유지다. 땅 주인은 그 부지를 외지상인에게 축제기간동안 고가로 임대한다. 그러다보니 상인들은 비싼 임대료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행정에서 그 부지를 사겠다고 제안했지만 땅주인은 딱 잘라 거절했다고 한다. 매년 1달간 비싼 가격의 임대료를 챙길 수 있는데 왜 그런 금싸라기 땅을 파느냐는 것이다.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 2013얼음나라 화천 산천어축제장에서 멋진 추억과 낭만을 만들기를 권한다.    
#산천어축제 #산천어낚시 #산천어맨손잡기 #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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